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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눈으로.. 42. 로마군 백부장의 폭력을 제지하시고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4 조회수480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 : 예수 그리스도)

 

얼마 안 있어, 우리는 한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심지어는 가축들도 보이지 않는 텅빈 마을이었다. 마을 중간 쯤까지 들어섰을 때, 옆에 있던 야고보가 말했다.

 

"여기는 왠지 무섭습니다. 주님.!"

"조용한 것이 무섭다는 말이냐?"


"아니요, 인기척이 없는 것이 오싹하게 합니다."
"무서워 하지 말아라.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면, 악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께 의탁하여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너희를 보살피고 계시니, 그분을 신뢰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하여라."

 

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따라 오너라. 무슨 일인지 가서 보자." 나는 제자들에게 손짓을 했다.

비명 소리가 난 쪽으로 가는 도중에 또 다른 비명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가까이 이르자, 로마인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을 치며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 계곡으로 더 들어가자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동네 사람들 앞에는 로마군 기병대가 둘러서 있었다.

 

십자가를 두개 세워 놓았는데, 젊은 남자 둘이 매달려서 죽어가고 있었다.

매를 몹시 맞은 것 같은 세번째 남자도 십자가에 못박히 직전이었다.

그 남자는 고통중에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라고 계속해서 외쳤고, 군중들은 입을 다물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외침 소리를 막기라도 하려는 듯 로마 군인들이 그 사람의 손에 큰 못을 박자,

그는 고통으로 몸을 뒤틀며 몸부림쳤다.

로마 군인은 땅에 눕혀져 있는 십자가를 가로질러 서서, 그 젊은이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말했다.

 

 "저주받은 이 나라를 위해 한다는게 고작 이 꼴이군 그래."

 

십자가가 세워지자, 로마군 백부장이 앞에 서서 외쳤다.


"로마를 거역하는 자는 모두 이렇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라도 용감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이 모습을 기억해 두어라."

 

백부장은 가까운 우리에 있는 가축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계속해서 외쳤다.

 

"이자들을 도우면 어떻게 되는지도 잘 보아두어라."

 

백부장이 신호를 하자, 로마군들이 가축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십자가위에 있던 젊은이가 고통중에 소리쳤다.

 

"가축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러는 거냐.! 그냥 놔둬"


백부장이 그 젊은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네 친구들이 범한 죄를 혼자서만 다 받겠다. 이거지? 용감도하군, 그래!

이거나 받아라."

 

백부장은 부하가 차고 있던 창을 뽑더니, 날없는 쪽으로 젊은이의 배를 심하게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만해요, 그만해." 한 나이 많은 여자가 울부짖으며 앞으로 달려나와 애걸하기

시작했다.


"제발 더 이상 고통을 주지 마세요." 백부장은 돌아서더니 창 뒤끝으로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이 모습을 보고 십자가에 매달린 젊은이가 소리쳤다.

"어머니!"


그녀는 얼굴에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

 

 "이여자가 저 놈을 낳은 매춘부구나."

 

백부장은 여자에게 침을 뱉으며 껄껄 거렸다. 창으로 심하게 얻어 맞았던 젊은이는 마지막 숨을 몰아 쉬며 울부짖었다.


"오, 하느님! 우리 어머니를 보호해 주십시오."

 

"하느님이라구! 하느님이란건 없다. 오직 로마의 칼이라는 신이 있을 뿐이지"

백부장이 다시 껄껄대며 비웃자 부하들도 따라서 비웃기 시작했다.

내가 앞으로 나서려 하자 베드로가 팔을 붙잡고 애원하듯 말했다.

"주님, 조심하셔야 합니다."

 

"베드로야, 염려하지 말고 나를 믿어라."

나는 베드로에게 미소를 지어 준 뒤, 쓰러져 있는 여자 옆에 가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건 뭐야?" 백부장이 나를 쳐다보며 호통을 쳤다.

"너도 저 여편네의 아들이냐? 너도 반역자인게로구나." 하고 나를 내리치려고

창을 높이 들어 올렸다.

 

나를 도우려고 베드로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창을 내리치는 백부장의 가슴속을 들여다 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창이 멈췄다. 창이 내게 닿기 직전이었다.

 

 내가 말을 시작하자 백부장은 얼어 붙은듯 꼼짝을 하지않고 듣기만 했다.


"당신은 당신 어머니가 이렇게 취급당했으면 좋겠소? 노인을 때리는 것은 겁쟁이나 할 짓이지 용감한 사람이 할 일은 못되오. 밤마다 당신 아버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때렸는지 생각해 보시오. 어머니가 고통으로 신음하는 것을 보면서 아버지가 얼마나 웃어댔는지 생각해 보시오,

 

어머니를 그렇게 괴롭히는 아버지를 당신이 얼마나 죽이고 싶었는지도 생각해 보시오. 그런데 이제는 당신이 똑같은 짓을 하고 있소. 그런 행동을 하는 아버지를 그렇게 증오하던 당신이 이제는 그 아버지의 횡포를 그대로 모방하면서 따라하고 있는 것 아니오?"

 

백부장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치더니 더듬거리며 물었다.
"그, 그걸 어떻게 아시오?"


"나는 알고 있소. 당신이 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알고 있소. 당신은 아버지의 발자국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오. 어렸을 때는 절대로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했던 당신이지만, 이제는 아버지와 똑같은 사람이 되었소.!"

 

"어.. 어떻게 그런걸 다 아시오.?" 기가 질린 백부장은 더 심하게 말을 더듬거렸다.

"어느날 밤 어머니를 보호하다가, 아버지한테 매를 맞아서 거의 죽다시피 했던 한 소년을 알고 있소. 아버지는 그 소년을 컴컴한 방에 가두어 놓고 며칠동안 음식과 물도 주지 않았소.  다시는 상처받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그 소년은, 나이가 들자

로마군에 입대하여 힘센 남자로 성장하였소. 가슴에 증오를 가득 품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를 때려서 죽게 했소.

 

분노와 증오가 끓어 넘치는 남자로 변한 소년, 사랑을 모두 잃어버린 그 소년이 바로 당신 아니오?"죽음과 파괴와 분노로 얼룩진 그의 한평생이 내 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그에게 말해 주었다. 완전히 풀이 죽은 백부장은 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부하 두 사람이 나를 때리려고 달려왔을 때, 백부장이 외쳤다.

 

"멈춰라! 이 사람을 그냥 놔두도록 해라." 쓰러져 있던 여자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앉아 있을 때, 나는 마지막으로 백부장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의 어머니를 잊지 마시오!"


나만이, 백부장의 눈가에 어린 눈물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얼른 눈을 비비고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자, 다들 무기를 챙겨라. 이곳을 떠나야겠다."


그는 나를 돌아다보고 작게 속삭였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오."


그런 다음 그는 말에 올라타고, 부하들과 함께 마을을 떠났다.

 

나는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내 머리에 씌울 가시관을 그의 손 안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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