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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는 밥으로, 가슴은 하느님으로"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1 조회수505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1.21 금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요한 묵10,8-11 루카19,45-48

                                                  
 
 
 
 
"배는 밥으로, 가슴은 하느님으로"
 
 

사막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텅 빈 가슴도 사막입니다.
 
하느님을 찾으라,
하느님으로 채우라 있는 사막 같은 가슴입니다.

배는 밥으로 채울 수 있어도 가슴은 밥으로 채우지 못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요 바로 이게 성소의 본질입니다.
 
하여 텅 빈 가슴의 공허를 채우고자
하느님을, 사랑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깊이 잘 들여다보면
우리의 방황은 하느님을 찾는 방황이자
사랑을 찾는 방황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이 참 적절합니다.

“저에게는 주님 입에서 나온 가르침이 좋으니이다.  
  수천의 금과 은보다 좋으니이다.
  주님의 말씀이 제 혀에 얼마나 감미롭습니까!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 다니이다.
  주님의 법이 영원히 저의 재산이니,
  그것이 제 마음의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계명을 열망하기에, 저는 입을 벌리며 헐떡이나이다.”

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먹고자,
텅 빈 가슴을 하느님으로 채우고자
매일 끊임없이 미사와 성무일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온 백성이 성전에서
주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아먹으며 그분 곁에 있었다 하지 않습니까?

매일 미사와 성무일도가 거행되는 하느님의 집, 여기 성전입니다.

기도의 집, 말씀의 집, 성체의 집인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의 공동전례 역시
우리를 기도의 집, 말씀의 집, 성체의 집인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그러니 세속에 오염되는 성전에 대한
예수님의 분노는 너무나 당연합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날마다 성전에서 굶주린 영혼들에게 말씀의 밥을 먹여주시는 주님께
성전의 오염과 타락은 정말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입에는 달지만 배를 쓰리게 합니다.
달기만 한 게 아니라 쓰리게도 하는 말씀이요 우리의 삶입니다.
 
부활의 기쁨과 함께 가는 십자가의 고통처럼 말입니다.

다음 요한묵시록의 말씀,
모든 믿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말씀입니다.

“이것을 받아 삼켜라.
  이것이 네 배를 쓰리게 하겠지만 입에는 꿀같이 달 것이다.”

천사의 손에서 말씀의 작은 두루마기를 받아 삼켜
요한, 입에는 꿀 같이 달았지만 먹고 나니 배가 쓰라렸다 하지 않습니까?

말씀을 선포하는 이들에게 자연스레 따르는
기쁨과 더불어 고통임을 깨닫게 됩니다.
 
성전에서 주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먹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주님을 없앨 방도를 찾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빛과 어둠,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게 바로 인간현실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에게 은총을 풍성히 내리시어
선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 안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십자가의 길을 가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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