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8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1 조회수826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이렇게 묵상을 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울 정도로 어제 우리 금융시장은 융단 폭격을 받았습니다. 환율은 장중에 1512원까지 급등하였으나 간신이 1498원에 마감하였으며 주식시장은 1000선은 물론 950선 밑으로 급락하여 가뜩이나 추운 날씨를 더 힘들게 한 하루였습니다.

300억불 한미스와프협정도 약발이 20일 만에 끝난 것 같습니다. 미국과 유로존 그리고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2/4분기에 이어 3/4분기 경제 성장률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IMF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국내 주요 연구소는 3%대를 전망하고 있지만 외국 기관들은 2%대를, 심지어는 1%대를 예측한 기관도 있습니다. 지금 세계 실물경제는 침체국면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하며 자산가치도 급격하게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상태입니다. 자산가치가 하락하면 소비자는 지갑을 닫아 버리므로 정책 수단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여 장기 침체로 이어집니다.

디플레이션의 경우에 감세 정책은 일본에서는 그 효과가 아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양권은 현재 소비보다는 노후 준비를 중시하므로 감세 부분만큼 민간 소비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정부는 미국의 감세정책을 모델로 삼고 있으나 디플레이션 경우는 대처방안이 달라야 하며 일본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오히려 부유층에게 세금을 더 걷어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대처방안입니다.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45-48

그때에 45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 46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47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48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 온 백성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오늘 묵상은 '기도의 집'이 '강도들의 소굴'로 변해버린 이유에 대하여 묵상하여야 하지만 이른 새벽부터 아픈 상처를 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종교의 특징 중 하나는 이성적 판단을 거부하는데 있으며 또 이런 이성적 판단을 하지 않고 믿는 것을 미신이라고 하고 있으므로 저는 사실 요즘 종교와 미신을 구분하지 못 하겠습니다. 종교학자들은 종교와 미신을 구별하는 요소는 절대자와 경전 그리고 교리와 조직화 여부로 크게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인쇄술의 발달과 문맹인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느 종교를 불문하고 모든 신자들은 손쉽게 경전을 접할 수 있으나 예수님 당시만 해도 경전을 접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고 또 대부분의 민중들은 문맹이었기에 민중들이 경전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읽을 수 없었으며 16세기 종교개혁 당시까지 민중들이 성경을 접할 수 없었으므로 중세까지는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으며 종교 지도자가 성경의 가르침과 다르게 민중들에게 알려줘도 민중들은 이를 분별할 수 없었습니다.

성경을 그릇되게 민중들에게 알려주며 이를 통해 유대 지도자들이 이익을 취하고 있는 사실을 훤히 알고 있는 예수님은 결코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위선적인 행동에 얼마나 치가 떨렸으면 예수님은 자신 종교의 총 본산에 대하여 '강도들의 소굴’이라는 이런 엄청난 선전포고를 하였겠습니까?

이는 표면적으로는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향해 한 말씀이지만 모두가 한 통속이므로 예수님의 진의를 귀 있는 사람들은 알아 들었을 것입니다. 지금 외부에서는 우리 그리스도교를 향하여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비슷한 공격을 하고 있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은 채 침묵하거나 옹호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분노가 비단 그 당시에만 해당되었다면 마틴 루터가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발표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이로 인해 교회가 분열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또 그렇게 분열된 개신교는 지금 수백 개의 교단으로 또 분열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우리 교회가 오직 기도만 하는 장소였다면 교회의 분열도 없었을 것이며, 또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지도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기도는 '주님의 기도'에서 벗어난 기도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복을 바라는 마음이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한, 종교의 타락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부터가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기도 생활을 하므로 기도 장소인 교회도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기도에 대하여 신부님과 어느 목사님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신부님께서는 목사님에게 왜 그 교회를 그만 두었냐고 여쭤봤습니다. 목사님의 대답은 자신의 기도에 시비하는 사람 때문에 그 교회를 그만 두었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은 현대 의학으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사경을 헤매는 환자에게 병이 완치되도록 기원하는 그런 기도는 양심상 도저히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환자의 가족께서 목사님이 되어가지고 어떻게 병이 낫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느냐며 목사 자질까지 문제 삼아서 그만 두었다고 했습니다.

이 대화를 옆에서 들으며 종교가 타락하는 것은 성직자들의 책임보다는 우리 신자들의 잘못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복을 바라는 것은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우상을 섬기며 미신을 믿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종교 지도자가 이런 믿음에 편승하면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오늘 우리 교회에 하신 말씀이 될 수 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제 교회는 기도하는 것이 제 교회이므로 저는 오늘도 제 교회를 찾아 갈 것입니다. 거기에서 이렇게 기도하렵니다. 이곳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에 등 따시게 살 수 있도록, 불우한 이웃들에게도 우리 사회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내일 묵상은 내일 새벽미사의 강론 말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대자대비 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나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제가 어디에 있거나 제가 있는 곳이 교회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제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면 그 모두가 제 교회입니다.
언제나 이 마음이 변함없도록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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