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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9일 야곱의 우물- 루카 19, 11-28 묵상/ 도끼를 갈 시간이 없어요?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9 조회수654 추천수3 반대(0) 신고
도끼를 갈 시간이 없어요?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비유 하나를 덧붙여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신데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나는 줄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어떤 귀족이 왕권을 받아 오려고 먼 고장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열 미나를 나누어 주며,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하고 그들에게 일렀다. 그런데 그 나라 백성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사절을 뒤따라 보내어,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는 왕권을 받고 돌아와, 자기가 돈을 준 종들이 벌이를 얼마나 하였는지 알아볼 생각으로 그들을 불러오라고 분부하였다. 첫째 종이 들어와서,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어들였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한을 가져라.’ 그다음에 둘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로 다섯 미나를 만들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인은 그에게도 일렀다. ‘너도 다섯 고을을 다스려라.’ 그런데 다른 종은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두었습니다.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 내가 냉혹한 사람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넣지 않았더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되찾았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일렀다. ‘저자에게서 그 한 미나를 빼앗아 열 미나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그러자 그들이 주인에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이는 열 미나나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저희들의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은 그 원수들을 이리 끌어다가, 내 앞에서 처형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셨다.
(루카 19,`11­28)
 
 
 
 
◆어떤 사람이 숲으로 나갔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나무꾼이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무척 힘들게 나무를 자르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도끼날이 무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던 사람이 나무꾼에게 조언했습니다. “도끼를 갈고 나무를 자르면 수월하지 않겠어요?” 나무꾼은 옆도 돌아보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도끼질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지금 나무를 자르느라 바빠서 도끼 갈 시간이 없습니다.” 나무꾼이 도끼날 갤 시간이 없다면 어떻게 무뎌진 도끼로 나무를 벨 수 있겠습니까?
 
우리 신앙인에겐 맡겨진 본분이 있습니다. 그 본분을 잘 수행하기 위해 먼저 ‘어떤 것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인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이웃과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인가?’를 살펴야 합니다. 그것은 기도하는 삶이자 성찰하는 삶입니다. 나무꾼이 도끼를 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일에 소홀합니다. 할 일이 많고 일을 감당하기도 벅차다고 생각해 주변을 살피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그저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그것은 주인이 맡긴 돈을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둔 채 살아가는 사람과 같습니다. 혹시 내 삶이 벅차고 감당하기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면 ‘도끼를 갈지 않고 나무를 자르는 나무꾼’의 모습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겠습니다. 나무꾼만이 아니라 신앙인한테도 필요한 것이 도끼를 가는 일입니다. 영혼의 눈을 맑게 키우는 성찰의 자세입니다.
임영인 신부(성공회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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