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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과 매일 복음 묵상을 - 연중 제 33주간 화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8 조회수773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 33 주간 화요일 - 은총이 은총이 되게 하라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소설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과거에 당신이 은혜를 입혀 준 몇 사람을 그 이후에 다시 만나게 된다는 가정 하에 쓰였고 제가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처음에 예수님은 한 술주정꾼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젊었지만 이미 폐인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왜 그런 삶을 살고 있냐고 물으십니다.

“당신은 내가 절름발이였을 때 나를 걷게 만들어 준 사람이군요. 난 당신 땜에 인생을 망쳤어요. 제대로 걸을 수 있으면 뭐 합니까? 아무도 나를 취직시켜 주는 사람이 없고 취직을 해 보았지만 만족한 직업을 하나도 발견 못했어요. 구걸을 다시 시작하려 했지만 이젠 다리가 멀쩡하니 아무도 돈을 주지 않는단 말이요.”

그 다음 예수님은 길에서 한 창녀가 남자들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창녀는 예수님께서 회개 시켰던 여자였습니다. 예수님은 그 창녀에게도 왜 다시 그 직업으로 돌아왔는지를 물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구해 준 것 같지만 사실은 더 고독하게 만들었어요. 창녀의 삶에서 나온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나는 너무 고독해서 이렇게라도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어요.”

예수님은 다시 한 불량한 청년이 사람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장면과 마주칩니다. 예수님은 그 청년에게 왜 그런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묻습니다.

“당신이 나의 눈을 뜨게 해 준 사람이군요. 그러나 이 쓰레기 같은 세상을 보라고 내 눈을 뜨게 했소?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내 신경을 사납게 한단 말이요. 정말 보이는 것들이 저주스럽고 눈을 뜨게 해 준 당신도 그렇소.”

  위의 세 사람은 은총을 입었지만 오히려 은총을 주신 분을 원망합니다. 따라서 은총을 주시려고 하시는 예수님도 다음부터는 매우 신중하게 은총을 줄 만한 사람을 고를 것이 당연합니다. 은총을 청하기는 했지만 그 은총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그것을 주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죄인인 세리 자케오의 집에 머무십니다. 집에 머무신다는 의미는 그 사람 안에 들어가셨다는 뜻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모시려고 했지만 예수님은 죄인의 집을 택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첫 번째 보신 것은 자케오의 ‘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자케오는 예수님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키는 가장 작았지만 예수님을 가장 많이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무 위에 올라가 자신이 얼마나 예수님을 원하고 있는지를 보였습니다.

저도 가끔 행려자들이 돈을 달라고 할 때 그냥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쫓아오는 사람에게는 귀찮더라도 주머니를 뒤져서 돈을 조금 줍니다. 따라오는 정성을 실망시키기 싫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수님도 당신을 가장 바라는 사람을 실망시키길 원치 않으십니다.

두 번째로는 당신이 베푸실 은총의 열매를 미리 보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보다도 자케오에게 은총을 주시면 많은 또 다른 은총의 열매들이 열릴 것을 미리 보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위의 소설처럼 은총을 허비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따라서 회개와 삶의 변화가 이루어 질 사람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실제로 자케오는 회개하여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그 은혜를 나눕니다.

  성당에 몇 십 년 다녀도 삶이 변하지 않는 신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똑같이 거짓말하고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미워하고 시기하는 마음을 갖고 살 수 있습니다. 은총을 받아 삶을 변화시키려는 마음이 없었기에 은총도 못 받고 삶도 변화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자케오처럼 삶을 변화시키려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까, 아니면 위의 소설처럼 변화 없는 은총만을 청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삶의 변화 없는 은총은 더 이상 은총이 아닙니다.

 

 

                 ☆ 로마에서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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