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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과 매일 복음 묵상을 - 연중 제 32 주간 토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5 조회수573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 32 주간 토요일 - 하느님을 들볶다

 

 

 

 요즘은 손님이 많이 찾아와서 좀 바쁩니다. 한 달 사이에 아씨시를 세 번씩이나 다녀왔습니다. 어제도 동기 신부가 놀러 와서 아씨시 순례를 시켜주었습니다.

손님이 오면 거의 하루 종일 걸어야 하고 공부도 할 수 없기에 몸도 마음도 힘이 드는데 어제는 새끼발가락 옆에 난 티눈 때문에 걷기가 더 힘든 것이었습니다. 걷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티눈이 있어도 뺄 생각을 잘 하지 않았는데 꼭 많이 걸어야 하는 날 더 아파오는 것이었습니다.

다니면서 계속 빨리 티눈을 빼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저녁에는 피곤해서 집에 돌아와 바로 자버렸습니다. 오늘 학교에 가야하는데 티눈 생각이 났습니다. 학교 갈 때 또 괴롭힐 것 같았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는 한이 있어도 티눈부터 빼야겠다고 생각했고 앉아서 손톱깎이로 티눈을 뜯어냈습니다. 결국 아침은 먹지 못했지만 티눈을 때내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꾸준한 기도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과부와 재판관의 비유말씀을 들려주십니다. 재판관은 하느님도 안 무서워하는 사람이었지만 과부가 자꾸 괴롭히니 귀찮아서라도 그의 청을 들어주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재판관은 마치 발에 난 티눈처럼 과부의 청원이 귀찮고 싫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귀찮더라도 빨리 해결을 짓고 싶었을 것입니다. 저는 어제 재판관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마치시며 이렇게 결론을 지으십니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창세기 32장엔 야곱의 이름이 ‘이스라엘’로 불리게 된 경위가 나옵니다.

 야곱이 하란에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올 때의 이야기입니다. 야곱은 야뽁강을 건너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느닷없이 어떤 사람이 나타납니다. 야곱은 밤새 그 사람과 씨름을 합니다. 야곱을 이기고 빨리 가려던 그 사람은 야곱이 끈질기게 축복을 청하자 야곱의 엉덩이를 쳐서 환도뼈를 부러뜨립니다. 날이 밝아오는데도 야곱은 쩔뚝거리며 끈질기게 축복을 청합니다. 그 사람은 결국 야곱에게 져 축복을 해 주고 이름도 이스라엘로 바꾸어주고 떠납니다. 야곱과 씨름을 했던 사람은 하느님이십니다.

  과연 하느님께서 인간과 씨름을 해서 질 수 있을까요? 이는 축복을 얻어내기 위한 야곱의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뼈가 부러지는 아픔으로 이젠 포기해 버릴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는 기도를 드리다가도 안 될 듯싶으면 금방 포기해 버립니다. 그러나 청원은 마치 티눈처럼 하느님을 괴롭혀 은총을 얻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금방 포기해 버리는 것은 어쩌면 믿음이 약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사과나무 밑에 가만히 있다고 사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은총도 쟁취해 내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할 때 부모가 가만히 있으면 사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끝까지 조릅니다. 몇 대 맞고서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부모가 보여주기 전까지는 끝까지 달려듭니다. 우리도 하느님께 그런 믿음을 보여야합니다.

  성당에 안 나오는 남편, 사업의 어려움, 공부 등 우리가 기도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성경에 열두 해씩이나 하혈병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께서 원하지도 않았는데 그 분의 옷자락에 손을 댐으로써 병을 치유합니다. 하느님은 그런 믿음으로 들볶임을 당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도 끈질긴 믿음으로 은총을 쟁취하며 살아갑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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