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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의 끊임없는 고민---- 롤하이저 신부님의 칼럼에서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1 조회수568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 때문에 갈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피상적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통계는 최근 50년 동안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크게 줄어 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자신이 교회에 소속되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크게 줄어 들지 않았다고 한다.
크게 줄어 든 것은 실제로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의 숫자이다.
사람들은 교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여전히 하느님과 교회를 믿고 있다.
그들은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교회를 떠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신자로 생각하지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문제는 무신론자가 많아서나 입교하는 사람들이 적어서가 아니라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이른바 냉담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문화는 왜 교회에 나가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까?
 
진보적인 사람들은 교회가 너무나 더디게 변화하고
건전하지 못한 발걸음을 떼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보수적인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한다.
즉 교회가 너무 빨리 변하고 오늘날의 문화를 너무 많이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교회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양쪽의 견해에도 일리는 있지만
분석가들은 가정의 붕괴와 공동체의 붕괴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프라이버시를 지나치게 지키려 하고 너무나 이기적이 되어서
교회운영이나 교구운영에 문제를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이 사라지고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문화 단체는 예전과 달리 활동하기가 어렵게 되고
공동체의 의식이 희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교회가 갈등에 휘말리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정의대로라면 교회와 교구는 서로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구성체
개인적인 친분으로 엮어진 친목단체가 아니라,
개인의 선호를 떠나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여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선택에 의하여 또 개인적인 친교의 필요성에 의하여
의미 있는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는 문화 속에서는 이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우리는 심적으로 외로울 뿐만 아니라 영정적으로도 외롭게 느끼고 있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을 위하여 있어주는 가족 다루듯이 교회를 취급하고 있다.
성사(聖事)를 위하여, 자신이 필요한 경우를 위하여,
실제 생활에서는 간섭 받기를 원하지 않고
자신이 믿고 싶은 하느님을 찾아서 교회에 나가지만
필요할 때에는 언제나 등을 돌릴 수 있는 안전장치를 확보해 두기 위하여
교회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하느님이 필요하고 영성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교회에 나갈 필요성은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영성은 원하지만 교회는 원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교회는 너무나 흠이 많고 현실과 너무나 쉽게 타협하고
너무나 편협하고 도덕적으로 너무나 엄격하고 너무나 위선적이어서 믿을 수가 없기 때문에
교회가 자신의 구원을 도와주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예수님은 순수하시지만 교회는 흠 투성이이며 모순투성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 교회에 관여하고
그나마 아주 뜸하게 관여한다.
 
 교회를 아주 사랑했지만 결점을 인정할 만큼 정직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이탈리아의 영성작가 까를로 까레토(Carlo Carretto)의 말이
가장 훌륭한 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당신, 나의 교회를 얼마나 비난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나를 누구보다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누구보다도 당신의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당신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당신은 나에게 많은 스캔달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당신만이 성스러움을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여태까지
더 개화를 반대하고, 더 타협을 많이 하고, 더 엉터리인 것을 보지 못했지만,
더 순수하고, 더 관대하고, 더 아름다운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면전에서 내 영혼의 문이 쾅하고 닫히는 것 같은 느낌을 수 없이 받았지만
매일 밤, 나는 당신 품 안에서 죽고 싶다고 기도하였습니다.
내가 완전히 당신은 아니지만
나는 당신과 함께 하나이므로 나는 당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또 내가 어디로 간다는 말입니까?
다른 교회를 지으려 한다고요?
그러나 같은 결점 없다면 다른 교회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 결점이 모두 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다시 다른 교회를 짓는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라 나의 교회일 것입니다.
아니, 나는 더 좋은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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