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금 잎 . . . . 이재복님의 '가을 나무'에 부치며 . . .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1 조회수840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시간의 초침이 잘라내는

    생명의 끄나풀이

    은행잎으로 쏟아져 내리는 공원에 서면

 

    저 잎을 버리는

    나무들의 허허로운 마음

    내 모를 바도 아닌데...

 

    문득,

    사는 일이 더없이 아름다워 보인다.

    하늘이 저토록 멀리 물러서는 이유를 알겠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홀로 서서 강물을 보내야지

    어설프게 붙박인 남의 땅에도 가을은 오고

    바라보면 발밑을 쓸고 가는 금빛 세월

 

    사랑과 미움이 결국 한 가지 색깔로 익은 마음

    이대로 떨어져 어느 날 흙이 된 들

    이 고운 임종위에 무엇을 덧 놓으리

    여기 낙조라도 깃들인다면

 

    아...  따뜻하구나!

 

    눈높이로 걸리는 태양도 이제는 안을 수 있구나

    봄철보다 더 푸근하다  이 늙음이,

 

    낙엽 줍는 아이야,

    모든 것 주고도 넉넉히 홀로 서는 나무를 보느냐

    땅 밑으로 더 깊이 거머쥐는 그리움도 있다.

 

    내일은 분분히 백설이 쌓일 이 생의 끝물 위로

    찬란한 슬픔, 지금 금잎 들

 

    숲으로 사라지는 길을 따라 돌아가는 어깨 위에

    글쎄...

    그대이겠지

    다독이듯 얹어주는 노오란 손은......,

 
 

  

한 20여년 전에,
낙엽처럼 줏어온 시입니다... 
그만 작가의 이름은 잊었고 시만 적어 놓았더랬습니다...
이 미국에 사시는 분인듯 했는데...
 
이곳 로스엔젤스도 가끔 초라하게 빈약한 은행나무를 보게 됩니다.
작년 가을에...
강남의 차도위에 파도처럼 흘러다니뎐 은행잎!
그리고 민속촌에서 만난
은행잎 소나기!
 
올해도 나무는 은행잎과 이별을 하고 있겠지요
 
이제 제 나이
   이 시가 더욱 가슴깊이 스며드네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