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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3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3 조회수411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32주간 목요일]

극우 보수단체들의 삐라 살포와 대북 강경정책의 반발로 북한 군부는 다음 달부터 군사분계선의 통행을 제한,차단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내왔습니다. 이는 개성공단의 조업중단을 시사하는 것으로 남북경협 사업이 파탄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남북적십자사의 판문점 직통전화도 단절하여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사업마저도 중단될 모양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부시에 동조하며 대북 강경정책으로 북한을 압박하다가 이제는 차기 미정부의 대북정책을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으며 대북관계도 우리가 주도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한심한 정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은 고3 학생들의 대학수능시험일입니다.
‘비나이다’를 떠나서는 한시도 살 수 없는 한없이 약한 우리들이기에 고3 수험생을 둔 엄마들은 교회에서 절에서 또는 정화수 한 그릇 앞에 놓고 100일 기도를 하였을 것입니다. 모든 분들의 기도가 헛되지 않도록 수험생들은 자기 실력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또한 불의의 사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의 위헌여부가 선고가 되는 날입니다.
성령님의 지혜를 듬뿍 담은 판결이 선고되어 이 땅에도 응능부담의 원칙에 따라 조세 정의가 실현되고 있음을 감사하는 날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시작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0-25

그때에 20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서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21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22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23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마라. 24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25 그러나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저는 우리 그리스도 교인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오늘 복음만큼은 절대 잊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셨으며 또한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위 말씀과 정반대로 하느님의 나라는 죽어서나 갈 수 있는 천국으로 가르치고, 이를 믿도록 하는 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일부분이며 우리 가톨릭도 여기서 절대 자유롭지 못 합니다.

 그리스도교가 지배했던 유럽 천 년의 역사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닌 피로 얼룩진 인류의 암흑기 였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주요 교리가 하나도 변함이 없고 로마는 멸망하였지만 그 통치수단은 지금 우리 가톨릭에 의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 땅에서는 예수님의 가르침보다는 이단논쟁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으니 실로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오늘은 부득이 우리 가톨릭의 아픈 과거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하시며 그러나 언젠가는 나의 날이 올 것이며 그 날이 오면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말씀하고 계십니다. 유전법칙을 발견한 멘델 수사는 '머지않아 나의 날이 올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가 발표한 유전법칙은 당시는 그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였지만 머지않아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다는 뜻으로 멘델 수사는 바로 오늘 복음을 인용한 것 같습니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와 브루노, 갈릴레이 등도 이처럼 진리를 주장하다가 박해를 받았으며 브루노 사제는 화형을 당하였고 갈릴레이는 당시 교황과 친분이 두터운 관계로, 지동설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자택에 연금 당하는 것으로 목숨은 연명하였습니다. 이런 명백한 오류에도 불구하고 360년이 지난 1992년에 비로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갈릴레이에 대한 종교재판은 잘못되었음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복권시켰습니다.

유대교가 진리를 선포한 예수님을 죽인 것처럼 우리 가톨릭은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들을 박해하고 처형하였습니다. 이처럼 기존의 종교적 이념이나 사상 등에 반하는 새로운 종교관과 사상 등은 언제나 박해를 받게 되고 이를 예수님은 너무나 잘 알고 계셨기에 당신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박해를 받아 죽게 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진리를 선포하는 사람들에 의해 인류는 잘못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진리의 가르침 속에서 구원받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진리 그 자체입니다. 이처럼 진리의 삶을 사신 분들이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며 성자입니다. 예수님은 오직 진리만을, 우리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만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제국을 통치하려면 하나의 종교가 필요하다는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의 통치 이념에 따라 그리스도교가 국교로 공인되었고 태양신을 믿는 이교도였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영향력 아래서 지금까지도 불변인 그리스도교의 주요 교리가 공인되었습니다. 

초기 교부들의 신학논쟁과 교리의 형성과정 등 초대 교회사를 공부하며 한마디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과연 참된 신앙일까? 또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교리와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제는 제 스스로 답을 찾아 낸 것 같습니다. 그 해답은 상징적 의미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길밖에는 다른 해결 방법이 없었습니다.

박해를 받고 교단에서 쫓겨난 어느 목사님과 대화에서 목사님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결코 버릴 수 없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과 정신이라 하였습니다.
지금 저는 좋은 세상에 태어났기에 이런 묵상 글을 쓸 수 있지만 아마 중세에 태어났다면 화형을 당하였을 것입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2, 3백 년 전에 계몽사상가들에 의해 종지부를 찍은 신학논쟁이 이 땅에서는 지금에서야 태동하고 있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이 땅에 참 진리가 제대로 작동되는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뜻으로, 또한 믿음이 있으면 결코 이루지 못할 그 아무 것도 없다며 예수님은 그동안 수없이 강조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또 다른 관점에서는 개인의 수양을 중시하는 영성적인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신앙은 공동 선을 위한 현실참여와 개인의 영성을 중시하는 영성신앙으로 크게 나눠 질 것 같습니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이 말씀처럼 제자들은 '영광의 날'이 아닌 오히려 참담함을 맛 봐야 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하루아침에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오직 참고 기다리며 인내하며 꾸준히 전진해야 새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급진 개혁사상가들은 오늘 이 말씀을 필히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와 상반된 말씀도 하셨습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곳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를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루카 9,27).위 두 말씀은 서로 상충되는 말씀이나 모두가 하느님의 나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부에 한정된 의미로 더러 있다 하셨으므로 이는 수도자의 삶을 통한 영성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이렇듯 우리 그리스도교가 현실참여와 영성의 두 날개로 새롭게 부활하는 그 날을 고대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저희 가운데 있다 하셨습니다.
저희 모두가 이 말씀만은 결코 잊지 않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
또한 오늘 수능시험을 보는 모든 수험생에게도 후회 없는 하루가 되는 축복을 내려 주시옵길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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