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3 조회수1,050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The coming of the Kingdom of God cannot be observed,
and no one will announce, ‘Look, here it is,’ or, ‘There it is.’
For behold, the Kingdom of God is among you.”
(Lk.17.20-21)
 
 
제1독서 필레몬 7-20
복음 루카 17,20-25
 
 
지금 우리 본당은 제주도에서 구반장 연수 중입니다. 저 역시 구반장님들과 함께 해야 하지만, 오늘이 수학능력평가날이라 하루 일찍 본당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물론 제가 시험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험생 부모 피정이 본당에 있고, 또한 시험 본 뒤 성당에서 함께 기도하자고 수험생들에게 말했던 터라 어제 혼자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15시 15분 비행기였습니다. 저는 시간에 맞춰서 14시 50분쯤 공항에 들어섰지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저를 태울 비행기가 출발을 했다가 결함이 발견되어 다시 회항해서 다른 비행기로 바꾸어 제주도로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시간에 출발하지 못하고, 80분 지연된 16시 35분에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출발하는 플랫폼으로 와서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일처리를 이렇게 할 수 있느냐? 내 일정을 망쳐 놓았으니 어떻게 하겠느냐? 책임을 져라……. 저 역시 화가 많이 났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구반장님들과 한 시간이라도 더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걸……. 그리고 80분 동안 그 좁은 공항 플랫폼 안에서 무엇을 한다는 말입니까? 시간은 금이라고 했는데, 괜히 80분이라는 시간을 뺏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렇게 아까운 시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저는 지금 그렇게 바쁜 일이 없었습니다. 물론 찾으면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초를 아끼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또한 어차피 기도하고 묵상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을 지금 가져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공항 안에서도 나와 함께 하시니까요. 그리고 화내봐야 나만 손해입니다. 화를 막 낸다고 한들 비행기는 뜨지 않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공항 측에서 미안하다면서 만 원짜리 할인권을 한 장씩 주어서 경제적인 이익까지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손해만 보았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남이 내 시간을 뺐었다는 생각만을 하다 보니 화를 냈던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이 내 시간을 빼앗은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불같이 화를 내면서, 내 스스로 쓸데없이 낭비한 시간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낭비한 시간은 똑같은데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미움이 가득한 나라일까요? 아니면 다툼이 넘치는 나라일까요? 또 아니면 욕심과 시기심이 멈추지 않는 나라일까요? 모두 아니지요.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 가득한 나라이고, 평화가 넘치는 나라이며, 나눔과 희생이 멈추지 않는 나라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세상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나라임이 분명합니다. 바로 내 자신의 변화로부터 하느님 나라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사랑과 평화의 마음을 간직하고 나눔과 희생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서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분명히 우리들 가운데에 있습니다.



오늘 시험을 치루는 수험생을 위해 기도합시다.




민들레를 없애려면(‘좋은 생각’ 중에서)

중동의 성자였던 물라 나스루딘은 근사한 정원을 가꾸고 싶어 아름다운 꽃씨들을 땅에 심었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나스루딘은 행여나 꽃씨가 말라 죽을까 봐 정원에 물을 줘 가며 정성스레 씨앗들을 가꾸었고, 그 결과 마침내 하나 둘 형형색색의 꽃이 피었다.

어느 날 나스루딘이 정원에 가 보니 그가 심지도 않은 민들레가 여기저기에 피어 있었다. 민들레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나스루딘의 정원에까지 닿아 뿌리를 내린 것이었다. 나스루딘은 길가에 지천으로 깔린 민들레가 자신의 아름다운 정원에 피어 있는 게 못마땅해 민들레를 몽땅 뽑아 버렸다.

며칠 뒤 나스루딘은 즐거운 마음으로 정원을 찾았다. 그런데 또다시 바람을 타고 날라온 민들레 씨앗들이 정원 곳곳에 뿌리를 내린 게 아닌가. 잔뜩 화가 난 나스루딘은 동네 정원사를 찾아가 민들레를 없애는 방법을 물었다. 동네 정원사는 민들레가 워낙 번식력이 강해 일일이 정원에서 민들레를 뽑아 없애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나스루딘은 다른 정원사를 찾아가 민들레를 없애는 방법을 물었지만 그 역시 같은 대답을 했다.

민들레를 보다 못한 나스루딘은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내로라하는 정원사를 찾아갔다. 그러고는 부디 민들레를 정원에서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나이 지긋한 정원사는 차분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해결법은 한 가지뿐이라네. 당신이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오.”
 
 
 
Steve Barakatt - Mou Tian (Un Jour)
Aselin Debison - Somewhere Over The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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