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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걸려넘어지지 않도록 - 강영구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0 조회수879 추천수4 반대(0) 신고
 

11월 10일 월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짖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 무화과나무 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루카 17,1-­6)


 오늘의 묵상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습니다. 알 수 없는 마음이지만 눈빛 속에는 마음의 한 모습이 담겨 있다는 말입니다. 어린이는 쉽게 용서합니다. 금방 잊어버리고 빨리 적응합니다.


그러기에 어린이의 눈빛은 맑습니다. 미움과 의심이 사라진 눈빛입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이런 눈빛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욕망이 눈빛을 흐리게 합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타협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휴식도 양보도 없습니다. 전진과 소유만이 있습니다.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장애물로 여기게 합니다.

범죄는 이렇게 해서 생겨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남을 죄짓게 하지 말고, 형제의 잘못을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욕망의 조절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간청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얼마나 많은 일을 했으며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따지지 않으십니다. 얼마만큼의 믿음으로 어떻게 살았느냐에 더 큰 가치를 두십니다.


그러니 죄짓게 하지 말아야 할 상대는 ‘늘 만나는 이웃’입니다. 주님께서 ‘맡겨 주신 사람들’입니다. 언제라도 깨끗한 눈빛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욕망을 조절하는 길입니다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돌들이 있습니다. 어떤 돌은 땅 속에 묻혀있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땅 밖으로 나오는 날, 많은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어떤 돌은 유능한 조각가의 손을 거쳐서 비너스나 소년 다비드가 되어 다시 태어납니다. 유능한 건축가에게 선택된 어떤 돌은 큰 집의 초석이 되거나 모퉁이 돌이 되기도 합니다.


지위 높은 사람에게 선택된 어떤 돌은 노둣돌이 되어 말을 탈 때 발돋움으로 쓰입니다. 맷돌이 된 어떤 돌은 갖가지 곡식들을 잘게 빻는데 사용됩니다. 어떤 돌은 징검돌이 되어서 사람들이 그 돌을 밟고 개울을 건넙니다. 불행하게도 어떤 돌은 모질고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손에 들려서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고(요한 8,1-11), 어떤 돌은 스테파노를 쳐 죽이는데(사도7,58) 사용되기도 합니다. 어떤 돌은 길바닥에 뒹굴면서 길가는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는 걸림돌이 됩니다.


저나 당신의 운명도 돌과 같습니다. 저는 사제(司祭)라는 이름의 돌입니다. 이웃과 형제들의 이마를 쳐서 피를 흘리게 할 수 있고, 길가는 사람들을 걸려 넘어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교회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초석이 될 수도 있고, 훌륭하게 조각되거나 다듬어져서 모세상이나 피에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 누구의 이마를 치는 일이 없기를, 그 누구를 걸려 넘어지게 하는 일이 없기를


† 강영구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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