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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0일 야곱의 우물- 루카 17, 1-6 묵상/ 임종자를 위해 기도하는 수녀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0 조회수573 추천수6 반대(0) 신고
임종자를 위해 기도하는 수녀원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짖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루카 17,1-­6)
 
 
 
 
◆지난 설날에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하신 분이 누구인지 생각이 나지 않아 기억을 더듬으면서 전화를 받아야 했기에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론 많이 감사를 드렸으며 다시 제 수도생활을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예전에 제가 가정방문하면서 돌보아 드렸던 유가족이었습니다. 집에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임종이 가까워지자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싶어하셨습니다. 저희는 할아버지를 동네 근처 병원에 모시고 상태를 의료진에게 말씀드린 후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다음날 할아버지가 임종하셨다는 연락을 받고 영안실로 찾아갔습니다. 할머니와 유가족은 슬피 울면서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켜 드리지 못했다며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저는 “임종 지키시는 분은 따로 계십니다. 늘 병실이나 환자 옆에 계시지만 정말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에, 아니면 잠깐 자리를 비우고 나갔다 온 사이에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일이 있기 때문에 내일로 미루는 경향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임종 시간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시간이기 때문에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있는 그 시간이 바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만큼 다하시면 어떨까요?”라는 말씀으로 위로합니다.
 
 
저는 할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지켜드리지는 못하셨지만 우리의 기도가 할아버지를 지켜드렸어요. 저희 수도회는 설립자로부터 전해 오는 전통적인 기도가 있습니다. 매일 자기 전, 전 세계 모든 공동체에서 ‘지금 이 순간 임종의 고통 속에 계신 분들의 영혼을 위한’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저희 수도회가 국제 수도회이니만큼 각 나라의 잠자는 시간이 다르고,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24시간 내내 기도가 끊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저희도 자기 전에 돌아가면서 기도를 하고 있으니, 마지막 순간에 많은 기도의 힘이 함께하셨고, 할아버지의 영혼이 혼자서 하늘나라에 가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임종자를 돌본다는 것은 임종을 앞둔 모든 이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날마다 돌아가면서 하는 잠 자기전의 묵주기도는 24시간 이어지는 고리기도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김은배 수녀(마리아의 작은자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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