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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0 조회수1,071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1월 10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If he wrongs you seven times in one day
and returns to you seven times saying, ‘I am sorry,’
you should forgive him.
(Lk.17.4)
 
 
제1독서 티토 1,1-9
복음 루카 17,1-6
 
 
한 때 유명했던 삼순이 이야기가 있지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한번 적어 봅니다.

삼순이는 이름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항상 놀림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름을 지은 부모도 밉고, 또 이렇게 이름을 가지고 놀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미웠습니다.

그날도 삼순이는 친구들로부터 이름이 촌스럽다고 놀림을 받았지요. 삼순이는 울면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기사는 말하지요.

“아니, 다 큰 처녀가 왜 길에서 울고 다녀?”

“글쎄 친구들이 자꾸 이름을 가지고 놀려서 그래요. 저는 그게 평생 스트레스거든요. 훌쩍 훌쩍.”

그러자 택시기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름이야 뭐 아무려면 어때?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도 상처 주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좋은 것을 주는 것에 더 큰 행복을 느낍니다. 문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수는 없다고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나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인해서 자기도 모르게 남을 죄짓게 하고 상처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겸손해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셨던 것처럼, 우리 신앙인들도 자기 자신을 낮추어 이웃들에게 다가설 때 상처보다는 기쁨과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겸손하게 살아야지.’라는 마음을 갖지만, 나도 모르게 어느새 다른 사람보다 윗자리에 올라서려는 이기심과 욕심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부족한 우리이기에 사도들처럼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주님께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청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더해 주시는 믿음을 통해서 우리들은 돌무화과나무가 뽑혀서 바다에 심겨질 정도로 불가능한 일들도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착각 속에 빠집니다. 주님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때문에 그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있지요.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당신은 나의 어떤 점이 제일 좋아요? 내 지성미? 아니면 내 미모? 아니면 내 능력?”

그러자 남편이 무심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의 그 유머 감각이 좋아.”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까닭은 내 능력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창조하신 인간이기에, 또한 당신께서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우리를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겸손하게 주님 앞에 나아가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을 통해서 우리들은 이 세상 안에서 더 많은 은총과 사랑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말 조심 하세요.



말을 위한 기도(이해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그 주인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같이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아멘.
 
 The Meeting between Leo the Great and Attila
 
 

Frederic Delarued -  Beauty Of Forg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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