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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성전"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9 조회수510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1.9 주일 라테라노 봉헌 축일 
                                                        
에제47,1-2.8-9.12 1코린3,9ㄷ-11.16-17 요한2,13-22

                                                          
 
 
 
 
"하느님의 성전"
 
 


여기 크고 아름다운 사과와 감을 무엇이라 정의하시겠습니까?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오늘 아침,
조그만 쟁반 위에 사과와 감을 놓고 감상하는 순간
떠오른 정의입니다.

우리 위한 하느님 사랑의 결정체와도 같은
크고 아름다운 사과와 감입니다.

참 깊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깊고 아름다운 만추의 단풍들입니다.

하느님 찬미와 감사로 황홀하게 불타오르는 가을 단풍들,
온 누리에 가득한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과 수도원 주변의 정원 및 배 밭이
그대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대자연의 아름다운 성전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하느님의 집,
하느님의 성전 요셉수도원입니다.
 
지금 우리는 영광스럽게도 수도원 하느님의 성전에서
라테라노 봉헌 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라테라노 성전에 대해 아십니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전이고,
로마의 4대 성전 중 하나이며,
모든 교황님들의 착좌식이 있었던 참 유서 깊은 성전입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300여 년간의 긴 박해가 종식되고
비로소 자유로운 종교 활동이 보장 되면서
대제는 자기가 사용하던 궁전과 더불어
성전까지 지어 교황에게 선물로 봉헌했다합니다.
 
바로 324년 11월 9일이 라테라노 성전 봉헌 날이니
무려 1700년 역사를 지닌 라테라노 성전입니다.

라테라노 성전은 물론 모든 성전이
하느님 현존 생생하기에 참으로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새벽 독서기도 시
성전과 관련된 다음 시편은 얼마나 아름다웠던 지요.
 
그대로 우리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어 기도드릴 때마다 감동입니다.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태우다 지치나이다.
  이 마음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뛰노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당신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마련하고 제비도 제 둥지가 있어
  그곳에 새끼들을 치나이다.
  행복합니다. 당신의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늘 당신을 찬양하리이다.”(시편84,2-5).

주님 계시는 하느님의 성전 그리워 애태우다
이 거룩한 수도원 성전에서
라테라노 성전 봉헌 축일 미사를 드리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감동으로 뛰노는 하느님 성전에서의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세상의 중심이자 우리 삶의 중심입니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전,
바로 하느님이 우리 삶의 중심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막 세상에 오아시스 같은 성전이요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상에
고요하고 거룩한 영육의 쉼터인 성전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세상의 중심과도 같은
하느님의 집, 아버지의 집, 기도의 집이라 일컬어지는 성전입니다.

이런 바라다볼, 찾아갈 세상의 중심이자
우리 삶의 중심인 하느님의 집인 성전이 없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고달프고 허무할까요.
 
바로 이 요셉수도원이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집인 이 수도원을 찾는지요.
 
세상의 중심인 수도원이요,
수도원의 중심은 바로 이 거룩한 성전입니다.
 
하느님 현존 생생한 이 성전에서
끊임없이 미사와 성무일도를 드림으로
하느님의 사랑과 생명으로 충전되어
힘차고 기쁘게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삶의 중심은 하느님이고 하느님 계신 성전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말 그대로 거룩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단순하고 편안해야 합니다.
 
이래야 기도와 묵상으로
영혼과 육신을 하느님의 영으로 충전시킬 수 있습니다.
 
결코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은
유원지도 놀이터도 운동장도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복음에서
장터로 변질된 세속화된 성전에 대한 주님의 열화와 같은 분노는
합당합니다.
 
주님은 성전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을 쫓아내시고
환전꾼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며 말씀하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영육의 유일한 쉼터인 하느님의 성전이
세속에 오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성전은 막연하지도 추상적이지도 않습니다.
 
과연 여러분 삶의 중심인 성전은 어디에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여러분이 뿌리 내리고 있는,
소속되어 있는 본당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본당의 성전이 여러분 삶의 중심이 될 때
여러분의 신앙생활도 더욱 안정되고 깊어질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진정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공동체의 사람들이 없는 보이는 성전 건물,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영혼 없는 육신처럼 하나의 죽은 건물일 뿐입니다.
 
여기 하느님만을 찾는 수도자들의 공동체가 있어
하느님의 집, 수도원이지
수도자들의 공동체가 사라지면
수도원은 일개 평범한 건물에 농장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성전인 공동체,
그대로 그리스도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주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라 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교회공동체는
바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각에 철저한 바오로 사도가
코린도 교회 공동체에 보낸 다음 서간입니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형제여러분,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그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르십니까?...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기초로 하여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한 하느님의 성전이 공동체라 하니
얼마나 은혜로운 교회공동체인지요.
 
언제 어디에서나 둘이든 셋이든 믿는 이들의 기도공동체,
하느님의 영이 충만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공동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으로
하느님의 성전으로 선사받는 공동체입니다.
 
하느님, 그리스도 예수, 하느님의 영,
바로 공동체 일치의 원리임을 깨닫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 은총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기초로 한,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한 하느님의 성전 공동체를 만들어 줍니다.


하느님의 성전 있어 존속되는 세상입니다.

성전이 없는 세상 상상해 보십시오.
온통 황량한 사막 세상일 것입니다.
 
날로 영육이 황폐화 해가는 세상일 수록
지상의 천상 예루살렘인 하느님의 성전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
하느님의 은총의 샘, 빛의 샘, 생명의 샘인 성전은 필수입니다.
 
부단히 세상을 살리고 깨끗이 하고 거룩하게 하고 밝게 하는
하느님의 성전들인 교회요 수도원들입니다.
 
바로 오늘 1독서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씀,
하느님 성전의 은혜가 얼마나 큰 지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집에서 흘러내린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은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아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시적 영감에 넘친 신비주의 예언자 에제키엘의 말씀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이 하느님의 성전에서
끊임없는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의 강물은, 생명의 강물은
사막 세상 곳곳에 스며들어
세상을 살리고 정화하고 거룩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래서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의 끊임없는 미사와 성무일도가 그리도 중요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 하느님의 성전인
본당 생활에 충실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하느님의 성전인 교회공동체, 가정공동체,
갖가지 모임의 공동체 생활에 충실하고 있으십니까?
 
참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영으로 충만한, 사랑과 생명이 넘치는
하느님의 성전 공동체를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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