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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따리 속의 세 가지 보물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7 조회수821 추천수3 반대(0) 신고

- 내가 만든 예화 1-

 

나의 보따리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으나, 그럭 저럭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황금 입니다.

또 하나는 크게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지지 않을 정도라고 자신하는,

건강 입니다.

그리고 가장 소중하다 할,

호흡하고 생각할 수 있는 생명 이 나머지 하나입니다.

이 세 가지는 내가 보물처럼 소중히 여겨, 절대로 홀대하는 일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끔찍한 밤,

돌연, 도둑이 들어 나의 황금을 훔쳐갔습니다.

졸지에, 나의 전부처럼 믿었던 재물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나는 다리를 뻗고 왕왕 울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걱정에, 며칠 동안 잠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도둑은 그 때, 나의 소중한 또 하나의 보물이라 할, 건강까지 한 번에 훔쳐내었던 것입니다.

길지도 않은 짧은 한 순간에 세상에서 믿던 나의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입니다.

나는 천지가 떠나갈 듯, 소리 내며 눈이 붓도록 엉엉 울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애착을 가지고, 단돌이하며 그 끔찍히도 아끼던 것들이 갑자기 사라져, 나에게 남은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듯 하였습니다.

이제는 울 힘도 없어 망연자실 기진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차라리 그 황금으로 자선이라도 하였더라면 좋았을걸..

건강할 때, 열심히 봉사라도 해 둘걸..

후회를 하기에 너무 늦은 것임을 깨닫기도,

그 때가 다시 돌려진다면, 새로운 삶을 살아볼 것이라는, 제법 그럴듯한 다짐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녔던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니, 내 몸이 갑자기 가벼워진 것 같았습니다.

내 몸은 형체마저 없어져, 벽이나 지붕을 마구 통과 하였습니다.

끈을 놓친 풍선처럼, 높은 하늘로 솟아오르는데 아무 것도 나를 묶어두거나 잡아 끌어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그 무겁던 황금도, 자신하던 건강도 이제는 더 이상 나를 묶어두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전까지는 내가 애착하여, 골몰하던 것들의 끈들에 붙잡혀 꼼짝도 하지 못하였던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들이 사라진 지금, 나를 막는 장애물은 더 이상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나는 두둥실 떠 올라, 마침내 아름다운 음악소리로 나를 맞이하는 광명의 나라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눈물이나 아픈 것, 주림이나 추위가 없는, 생명시내가 흐르는, 달 마다 열 두 가지 과실이 풍성히 열리는, 영원한 생명과 평안의 나라에 도달한 것입니다.

 

이제와 보니, 나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 그 도둑이 오히려 은인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던 그 무거운 황금을 훔쳐내 주었기에,

그 결과 건강마저 잃게 되었기 때문에,

그 집요하게 나를 붙잡고 늘어졌던 생명조차 나를 놓아주었기에,

이처럼 가벼워져 광명의 나라에 들어와 행복한 날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세상에서 억울하게 당하였던 고난이 오히려 나를 비워 주어 가볍게 하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고난들은,

바람 들 구멍조차 없이 세상에 대한 믿음으로 꽉꽉 메워져 천근, 만근이었던 내 몸에 구멍을 내어,

바람이 무시로 드나드는 그물처럼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그 그물마저 사라지자,

형체가 없는 투명인간처럼, 깃털보다 가벼워져 하늘을 날아 평화의 나라에 들어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자신을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그 아픔과 고달픔이 나를 비워 주었고, 마침내 행복의 나라로 인도하여 준 것입니다.

 

세상을 향한 믿음이 모두 사라진 후에 라야 들어 갈 수 있는 나라-

바로 광명의 나라, 천국인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야기 밖의 나는,

이 무거운 것들에 매여 천국에 오르지 못하고, 오늘도 전전 긍긍하고 있습니다만,

2008년 11월 7일 오전 9시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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