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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7일 야곱의 우물- 루카 16, 1-8 묵상/ 아주 약간의 여유와 삶의 지혜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7 조회수544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주 약간의 여유와 삶의 지혜가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도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루카 16,1-8)
 
 
 
 
◆병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병원은 규모는 작지만 독립형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지만 환자가 우선이고 청결해야 합니다. 또한 저에겐 환자의 전인적 치료가 우선이며 늘 환자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삶의 지향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고 간호하시는 선생님들의 마음도 그러하리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호사들의 작은 실수도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었고 그때마다 잔소리를 했습니다. 어느 병원과도 비교되는 것이 싫었기에 잔소리 뿐 아니라 제가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늘 붙어 있어야 안심이 되었습니다. 간호사가 그 정도는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저는 한 치의 양보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호사들은 제 요구에 불만이 커져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환자한테 쏟았던 정성을 반만이라도 직원들에게 쏟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저에게 작은 여유와 삶의 지혜가 있었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그때 같이 일하던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했던 것입니다. 이제야 마음 아프게 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용서를 청합니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많지만 하느님을 따르고자 하는 저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삶을 재현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입니다. 그곳에서만이 저를 통한 예수님의 사랑이 세상에 전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소속된 수도회의 영성이며 제가 살아가야 할 몫입니다. 골고타! 그곳이 제 삶의 최종 목표이고 제가 살아야 할 이유입니다.
김은배 수녀(마리아의 작은자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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