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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7 조회수1,174 추천수13 반대(0) 신고
 

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 루카 16 1-8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환골탈태>


    사도 바오로의 해를 맞아 여기저기서 바오로 사도를 주제로 한 영성 강좌가 한창입니다. 초대교회의 탁월한 지도자이자 이방인들을 위한 열렬한 사도였던 바오로 사도의 생애가 오늘 다시 집중적으로 재조명되고 그의 영성이 오늘 다시금 강조되는 것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신비한 인물입니다. 그의 생애는 너무나도 파노라마틱합니다. 연구대상입니다.


    원래 그는 그리스도교인들을 박해하는데 앞장섰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것도 적당히 앞장 선 것이 아니라 최선봉에 서서 박해에 전념했습니다. 그의 기질상 적당주의는 없었습니다. 그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어딘가 숨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어떻게 해서든 체포해서 당국에 넘겼습니다.


    젊은 시절 바오로 사도의 모습은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잘 생겼고, 건강했고, 박학다식했습니다. 율법을 제대로 배웠습니다. 그는 유다인이면서도, 로마 시민권자였습니다. 여러 가지 언어에 능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단 한치도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이런 바오로에게서 유다 원로들은 촉망되는 장래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꿈꿨습니다. 그의 앞길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바오로가 그리스도교인들을 체포하러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제대로 넘어집니다. 그냥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인생의 가장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쳐집니다.


    사흘간의 끔찍한 바닥체험을 통해 완전히 기가 꺾인 바오로 사도에게 예수님께서 살며시 다가가십니다. 그에게 더 중요한 것, 더 아름다운 삶이 있다는 것을 조용히 일깨워주십니다.



   회심한 이후 바오로 사도의 삶을 보십시오. 환골탈태란 말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180도 바뀐 그의 모습에 한동안 사람들은 의심스런 눈초리를 거두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박해에 쏟아 부은 열정의 몇 백배나 되는 열정을 이제는 복음 선포에 쏟아 붓습니다.


    타고난 기질 상 어쩔 수 없이 열성분자였던 바오로 사도 앞에 초대 교회 공동체 신자들의 이것도 저것도 아닌 뜨뜨미지근한 신앙은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오랜 세월 고수해왔던 우상숭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초보신자들의 모습이 영 마음에 안 들었던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바오로 사도는 끊임없이 신자들을 향해 사목서간을 썼습니다. 때로 불같이 화가 나서 협박성 편지도 쓰셨는가 하면, 내가 너무했구나, 하는 마음에 달콤한 위로의 편지도 쓰셨습니다. 때로 신자들의 변화되는 모습에 너무나 기뻐 감사의 편지를 썼는가 하면, 끝까지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 눈물의 편지를 쓰셨습니다.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원수로 살아가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참목자였던 바오로 사도는 초세기 교회 공동체 신자들의 끝도 없는 부족함과 나약함, 유아기적 신앙 앞에 인내롭게 기다려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부족해도 격려해주고, 배신해도 기다려주고, 끝도 없이 용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는 것만이 목자인 자신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런 묵상의 결실은 코린토 전서 13장에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9번 / 주를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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