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아하고 멋진,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6 조회수494 추천수1 반대(0) 신고

바다 한 가운데 깊은 곳에서 잉태하여 솟아오르며, 검푸른 바닷물을 온통 황금 빛으로 물들이는 태양,

그 햇살 받아 돋아나는 연 초록 새싹들,

갓 피어 오르는 백합 향기,

조약돌 사이를 돌돌 흐르는 시냇물,

숲속 나무 사이, 지저귀는 새소리,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황홀한 저녁 노을,

갓 눈을 뜬 병아리, 강아지, 아기들의 순수하고 맑은 눈동자,

하느님께서 주신 세상-

정말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사람마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멋지게 잘 나가는 인생의 주인공이고 싶습니다.

새 자동차를 사서, 거침없이 막힘 없이 마냥 달리고 싶은 인생길 입니다.

그러나 이런 소망과 달리,

돌부리도 많고, 앞을 가로막는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시와 엉겅퀴가 돋아나고, 땀을 흘려야 먹을 수 있는 인생길 입니다.

아이를 낳는 출산의 고통이 크게 더하여진 인생길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에덴을 지키지 못한 잘못으로 더하신 고통들 입니다만,

 

가나안 복지를 향해 나아가는 길-

에집트의 파라오가 막아 나섭니다.

홍해 바다가 가로 막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 뜨거운 태양의 고달픈 여정에 절망과 후회마저 듭니다.

길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이민족과의 생명을 내건 전쟁을 치르기도 해야 합니다.

마침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칠 족을 물리쳐야 할 과제 또한, 탈출하였던 이집트로 다시 돌아서고 싶어질 만큼, 후회가 앞설 만큼, 난제입니다.

과연 인생길은 좌충우돌, 진퇴양난의 길입니다.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멋진 모습만을 지닌 채,

늙도록 추하지 않고 우아하게 지나고 싶은 소망과는 달리,

나이 들며 늘어나는 주름과 더불어, 이곳 저곳 아픈 곳이 늘어나, 단풍 들고 낙엽지는 나무와 같이 허탈하여 집니다.

자신만은 결코 늙지도 추하지도 않을 것 같던, 소녀 시절의 그 막연한 믿음과 달리,

누구나 처럼 어김없이, 인생의 사계를 답습하여 가는 것입니다.

돌연, 예기치 못했던 문제들이 속출하며, 사방에서 우겨 쌈을 당하여 찔리고 밟히기도 하여,우아함을 지켜내려던 안간힘도 아랑곳없이 마냥 구겨지고 맙니다.

 

우아하고 멋진, 잘 나가는 삶-

그것은 사람의 소망일 뿐, 하느님의 뜻은 아닌 것입니다.

평생 쓸 것을 쌓아두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던 부자에게 천국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워, 결국 지옥으로 떨어졌습니다.

천국의 문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구부린 낮은 자세, 상처투성이의 보잘 것 없는 몰골로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고 협착한 좁은 문입니다.

죽도록 충성하여야 얻을 수 있는 생명의 면류관입니다.

배고픔과, 추위에 맞서며, 외적에 대비하여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광야 같은 인생 길에 영원한 안식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심각한 착각은,

세상을 낙원으로, 영원한 안식처로 오인하는 것입니다.

현세는 우리가 추구하는 보통 관념의, 구김없이 우아하고 멋진 삶과는 거리가 멉니다.

 

영원한 안식처인 천국은 마음에 두지 않기 때문에,

생명으로 이끄는 고난을 반기기보다 피하려고만 듭니다.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뜻을 구하지도 않습니다.

현세의 안일과 편안만을 구하는 넓은 길을 택하기 때문에,

고난에 부딪칠 때, 쉽게 절망하고 좌절합니다.

 

생명을 사모한다면,

하느님의 말씀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하며, 그 계명을 따라 고난길을 구태어 찾아야 합니다.

 

멋지고 우아한 인생을 찾는 길에,

걸려 넘어질 돌부리와, 장애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은,

지옥으로 향하는 걸음을 돌이켜 천국으로 옮기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사랑의 배려가 아닐까요?

우아하고 멋진 인생을 향한 소망은 이처럼 참담히 무너지나,

천국을 향한 미래의 영원한 소망은 굳건하여 집니다.

2008년 11월 6일 오후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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