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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의 복음묵상 연중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6 조회수1,386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1주간 토요일 (마르2,13-17)

 

죄인이어서 행복합니다

 

가능한 1개월에 한번 정도는 고해성사를 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늘 성사를 보면서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성사를 보고 나서 그 거룩해진 마음을 잘 지켜야 하는데 작심삼일입니다. 허물을 벗은 기쁨이 큰 만큼 더 열심히 살아야 하지만 자유를 얻고는 곧 옛 모습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예수님과 깊이 만나지 못하고 그저 형식적이고 습관적인 신앙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남들에게는 열심 한 것처럼 위선을 떨면서 여전히 사랑을 받으려 합니다. 같은 잘못을 자꾸 반복하다 보니 성사보기를 꺼리게 됩니다.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세관에 앉아있는 레위를 보시고 “나를 따라라”(마르2,14). 고 말씀하셨습니다. 레위는 마태오라는 세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세리는 세금징수를 위임받은 사람입니다. 이들은 세무 당국과 계약을 맺어 세금을 징수했는데 정한 액수보다도 더 많이 거둬들여 차액을 착복하는 일도 많았고, 이들은 돈밖에 모르는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따돌림을 받고 직책상 죄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유다교를 올바로 믿으려면 세리 직을 떠나야 했습니다. 하필 그런 죄인인 세리를 예수님께서 부르셨습니다.

 

그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이기에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음식을 나누며 당신의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는 죄인이어서 행복하였습니다. 의인을 자처하는 바리사이, 율법학자가 아니어서 행복했습니다. 오늘도 내가 죄인이기 때문에 부르십니다. 내가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로서 오십니다. 허물로 누벼놓은 이 날을 주님의 자비가 감싸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가 죄인이라 해도 우리는 하느님 마음에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레위가 일어나 예수님을 따랐듯이 내가 예수님을 따라나서면 인생이 바뀝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실천하면 행복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자기를 안전하게 지켜 주었고 모든 것을 보장해 주던 익숙한 자리를 버리고 따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쩌면 하나의 인생 도박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이 “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창세12,1). 고 말씀하셨을 때 그대로 행하였고 오늘 그를 믿음의 조상이라고 부릅니다.

 

그물을 손질하고 있던 어부를 부르시고 그들을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고, 세관에 앉아있던 레위를 부르셔서 인생을 새롭게 하였듯이 오늘도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내 처지나 상황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부르시고 당신의 모든 것을 주시고자 하십니다. 그러므로 부르심에 응답하고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인생의 주관자이십니다. 그분의 부르심을 행복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소위 의인이라고 자처하는 자, 곧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보다는 자기 자신의 정의에 만족하는 자는 예수님을 거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의보다는 사랑을 갈망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의는 사랑을 포용하지 못하지만 사랑은 정의를 포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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