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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의 복음 묵상 -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기념 (루카 10,1-9)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26 조회수1,016 추천수1 반대(0) 신고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기념 (루카 10,1-9)

 

근본에 충실하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10,4).고 하셨습니다.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라 하시며 홀로서기를 바라셨습니다. 인사는 왜 하는가? 생각해 보면, 사랑과 존경에서 합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본래의 의미를 잃을 때가 많습니다. 잘 보이려 하고, 인정받으려 하며 그로부터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또 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근본은 잃은 채 껍데기에 매달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인사까지 하지 마라.’는 것은 한 마디로 ‘한눈팔지 마라’,‘양다리 걸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소명을 들었으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마음을 쏟아야지 어디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면 되겠습니까?

 

언젠가 익명의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그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께 의탁하며 기도하라고 하시며 신자들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려면 더 많은 관계를 맺어야 할 텐데 ‘끊어라’는 말씀을 하셨을까? 오로지 주님 안에 머물라는 사랑의 충고였음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간직합니다. 인사를 하다 보면, 다시 말해 사람에게 매이다 보면 진짜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다는 일깨움을 주십니다. 사람이 정에 매달리다 보면 근본을 잃게 됩니다. 하느님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인기가 오르는 것 같은데 주님의 눈 밖에 납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 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주님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고,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나의 가슴은 뛰노라.”)(이사61,10). 하느님만을 갈망하고 즐거워해야 하거늘 인간적인 욕망이 왜 그리 강한지 모르겠습니다. 바오로는 “무릇 육을 따르는 자들은 육에 속한 것을 생각하고, 성령을 따르는 이들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로마 8,5-6).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감옥 안에서도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2티모테오 1,8). 하고 권고합니다. 그러므로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한다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인간적인 것들에 매이지 않는 삶을 갈망하는 오늘을 겸손하게 봉헌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을 산다는 것이 우리의 기쁨입니다. 단순한 입으로의 고백이 아니라 마음을 거쳐 손발에서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한편 수확할 일꾼이 적다는 주님의 말씀을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나 자신이 일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작 나는 그 일을 하지 않으면서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엄청난 모순입니다. 일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분의 손길에 우리의 의지를 맡기는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주 하느님의 일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주일 미사 중 신부님의 강론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성당 안에 요란한 총성이 울렸습니다. 놀란 신자들이 저마다 납작 엎드리거나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쥐었습니다. 그 와중에 한 아주머니가 부랴부랴 꼬마를 안고 성당 문을 향했습니다. 문가에 이르렀을 때 할아버지 한 분이 ‘나갈 필요 없다’며 말했습니다. “난 사람들이 오늘처럼 간절히 기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댁의 아들은 신부님이 10년 동안 한 것보다 더 큰 일을 한 거라구요!”할아버지는 총성이 꼬마의 장난감 총에서 난 소리라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역시 삶의 경륜이 중요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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