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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할머님의 털장갑 / 따뜻한 하루[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18 조회수473 추천수4 반대(0) 신고

 

 

저는 가정 형평상 노인요양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자꾸 늘어나는데

저희 일손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원하는 날짜에 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어느 겨울, 연휴를 포함해서 3일을 겨우 쉴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모처럼의 휴식에 몸과 마음을 다시 다잡고 출근했습니다.

 

저희 시설에는 저를 유별나게 좋아하시는 할머님이 한 분 계시는데

노환으로 수척하셨지만 항상 저를 보시면 환한 웃음으로 반기셨습니다.

 

그렇게 며칠 만에 저를 보신 할머니는 왜 이제야 왔냐면서,

저를 보시더니 뜬금없이 털장갑을 건네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왔어. 아무 말 말고 이거 어디 끼워봐."

 

"할머니, 이거 얼마 전 따님에게 생신 선물로 받으신 거잖아요.

할머님 성함까지 새겨져 있는데 이걸 제가 미안해서 어떻게 써요."

 

할머니는 거절하는 저에게 인자한 표정으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아냐, 종일 방 안에 있는 내가 장갑이 무슨 소용이야.

추운데 돌아다니는 젊은 이 손이 따뜻하고 예뻐야지.

내가 이거 주려고 밤새 이름표를 장갑에서 때냈어.

그러니 걱정일랑 접고 이것 끼고 추운데 다녀봐."

 

재봉틀로 꼼꼼하게 박은 할머니의 이름표를 잘 보이지도 않으시면서

서툰 가위질로 밤새 뜯으셨을 모습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깊어진 주름만큼 깊어진 할머님께서 제게 주신 사랑은

갖가지 사랑 중에서 가장 예쁜 이름을 가진 '내리사랑'이라 여겨집니다.

 

사실 우리가 모르는 중에도 수도 없이 받아왔던 것 같은 그 내리사랑,

그 따뜻하고 예쁜 사랑을 기억하시고 이 설 단대목에 어디 나눠 보시죠.

 

카네기와 록펠러 재단을 설립한 자선사업가 J.F. 카네기가 남긴 말입니다.

작은 친절, 한 마디 사랑의 말이 하늘나라처럼 이 땅을 훈훈하게 만든다.’

 

최후의 만찬 후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 남기신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그 사랑이 바로 내리 사랑의 표본일 겁니다.

찬바람 스미는 이 대목에 예수님 계명처럼 이웃 간에 서로 사랑나눠봅시다.

 

감사합니다. ^^+ 

 

 

태그 내리 사랑,노인요양시설,털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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