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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08 조회수473 추천수2 반대(1) 신고

230308.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7)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세 번째 예고 장면과 섬김과 출세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은 섬김과 출세에 대한 말씀을 보고자 합니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들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주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있기를 청합니다. 곧 높은 자리를 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결코 그들의 열망을 나무라시지는 않으십니다. 오히려 이를 보고 불쾌하게 여기는 다른 제자들을 불러 당부하십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27)
 
이는 높은 사람, 으뜸인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어떤 사람이 ‘진정한 높은 사람’인지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동시에, 높은 사람이 되는 진정한 길을 가르쳐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높은 사람’이란 남을 섬기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면 먼저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왕이 되고 싶으며 ‘먼저’ 아내를 왕비로 대해야 하고, 왕비처럼 살고 싶으면 ‘먼저’ 남편을 왕으로 받들어야 하고, 성인이 되고 싶으면 ‘먼저’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떠받들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남을 불신하고 신뢰하지 못하면 그렇게 신뢰받지 못하고 불신 받는 사람이 될 것이요, 남에게 자비로우면 남들에게도 자비를 입게 될 것입니다. 결국, 섬기는 사람이 섬김 받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아버지를 섬기셨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었으며, 당신을 배신하고 도망쳐 버릴 그 제자들을 섬기셨기에 섬김 받으십니다.
 
그러나 단지 작고 낮은 자라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은 아닙니다. 혹은 희생과 헌신으로 봉사한다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섬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높이고 떠받들며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낮춘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존경’이 없다면, ‘진정한 섬김’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섬김’은 내가 낮은 자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형제를 높은 자 되게 하는 데 그 본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우리를 높이기 위해서, 곧 우리를 하느님 되게 하기 위해서 우리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묘하게도, 섬기는 사람은 섬기는 그 사람을 닮아갑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을 섬기면 예수님이 되어가고, 진리를 섬기면 진리가 되어 갈 것입니다. 돈을 섬기면 탐욕스런 사람이 되어가고, 세상을 섬기면 세속적인 사람이 되어 갈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주님을 섬기는 학원”(<베네딕도 규칙서> 머리말 45)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형제 섬기기를 통하여 주님 섬기기를 배워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마태 20,23)
 
주님!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제 몸에 당신 생명이 담겨 있음을 잊지 말게 하소서.
오늘도 제 몸이 으깨지고 부서져,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청하게 하시고,
언제나 당신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당신과 함께 죽음으로써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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