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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이 내 마음 방을 열어 보신다면?" - 10.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4 조회수495 추천수1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14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갈라6,1-6 루카11,37-41

                                        
 
 
 
"주님이 내 마음 방을 열어 보신다면?"
 


몸이 깨끗하다 하여 마음 역시 깨끗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의상이 날개라 하지만 좋은 옷을 입었다 하여
마음 역시 좋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아무리 공동전례가 아름답다 해도
마음들 역시 아름다우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대로
겉모양이 아닌 속마음을 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사람의 마음을 천길 물속이라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나, 주님만은 그 마음을 꿰뚫어 보고 뱃속까지 환히 들여다본다.
  그래서 누구나 그 행실을 따라 그 소행대로 갚아 주리라.”
 (예레17,9-10).

얼마 전 아주 평범한 경우지만 순간적인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겉으로는 깨끗이 정돈 된 제 방안 책상 위의 모습이었습니다.
책상 서랍을 여는 순간 온갖 잡동사니 쓰레기장 같았습니다.
 
순간 부끄러운 생각이 들면서 저절로 나온 말입니다.

‘하느님이 내 마음 서랍을 열어 보신다면, 어떤 모습일까?’

도저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바쁘게 지내다 보니
거의 서랍 정리를 잊고 지냈습니다.
 
서랍뿐만 아니라, 옷장도 방안도 부끄럽기는 매 일반입니다.
 
과연 하느님께서 내 마음의 방을, 마음의 서랍을,
마음의 옷장을 열어보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도저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여 시편저자도
‘주께서 죄악을 헤아리시면 감당할 자 누구이겠는가.’ 고백하며,
미사 중 우리도
‘저희 죄를 헤아리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주님의 뜻대로 교회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합니다.
 
이런 자각 있어야 겸손이요 깨끗한 마음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언제 열어 봐도 잘 정리된 깨끗한 방, 깨끗한 옷장, 깨끗한 서랍처럼,
과연 하느님께서 내 마음의 방, 마음의 옷장, 마음의 서랍 열어보셨을 때
깨끗이 정리된 상태에 있겠는지요?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과연 여기 어리석은 자들에 속하지 않을 자 몇이나 되겠는지요?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처럼 겉과 속이 다른 내적 분열의 상태라면
마음의 평화와 기쁨은 요원할 뿐이요,
마음 깊이 깔려있는 두려움이요 불안일 것입니다.
 
아무리 겉을 깨끗이 해도
주님은 마음 속 탐욕과 교만, 사악함을 꿰뚫어 보십니다.
 
사람들은 얼마간 속일 수는 있어도 하느님은 속이지 못합니다.
다만 하느님은 눈 감아 덮어주시며
무한히 회개의 때를 기다리실 뿐입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근본적으로 사랑의 실천만이 마음을 깨끗이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실천과 더불어
마음 속 이기적 탐욕과 교만, 사악함 사라져갈 때
비로소 깨끗한 마음입니다.

사랑 실천의 삶이 없는 외적 화려한 전례라면 참 공허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아름다운 공동전례와 사랑 실천의 삶으로 마음을 비워갈 때
깨끗한 마음, 열린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믿음으로 의로워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의 마음 속 탐욕과 사악함을 말끔히 청소해주시고
당신의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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