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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20일 야곱의 우물- 루카 12, 13-21 묵상/ 행복의 제 1 요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0 조회수449 추천수3 반대(0) 신고
행복의 제1요소

그때에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루카 12,13-­21)
 
 
 
 
◆돈이 얼마나 좋습니까? 행복을 가져다주는 물건입니다. 요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행복의 제1요소로 돈을 꼽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항상 좋기만 한 물건, 항상 좋기만 한 일 이런 것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시지 않으셨지요. 우리에게 주신 것은 모두가 잘 쓰면 약이지만 못 쓰면 독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날마다 돈 때문에 가족이건 친구건 낯선 사람이건 죽이는 일이 허다합니다. 실상 따지고 보면 예수께서 사시던 2천 년 전 또는 훨씬 그 이전이나 지금이나 돈은 인간 역사에서 행복이자 불행이었고 빛이며 그림자요 천국이자 지옥이었습니다. 오늘 예수께서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라고 강조하신 이유도 역설적으로 현실이 그만큼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사람보다 돈을 우선하는 풍조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인문적 성찰이 피폐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죽고 나면 모두 소용없는 일, (거룩한 희생은 또 다른 경우입니다만) 뭐니뭐니 해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입니다. 사람의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교황의 서재에는 미국 시인 맥스 어먼(1872­-1945)의 <진정 바라는 것(Desiderata)>이라는 시가 걸려 있다고 하는데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아무리 보잘것없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 온 마음을 쏟는 것/그것이야말로 변할 수밖에 없는 시간의 운명 안에서 진실로 소유할 수 있는 것….’
 
우리의 생명이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중요하다는 어먼의 시는 ‘앉은 자리가 꽃자리’ 또는 ‘여기가 천국’이라는 말의 동의어입니다. 천국은 죽어서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생명보다 돈을 우선으로 앉힌다면, 곧 왜 사는지도 모른다면 천국은 살아서 갈 수 없고 죽어서도 갈 수 없는 곳이 되겠지요.
김지영(한국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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