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5 조회수1,068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In contrast, the fruit of the Spirit is love, joy, peace,
patience, kindness, generosity,
faithfulness, gentleness, self-control.
(Gal.5.22)
 
 
제1독서 갈라티아서 5,18-25
복음 루카 11,42-46
 
 
지난 월요일에는 신학교 동창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식사도 함께 하고, 또 운동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지요. 그런데 저녁쯤 되어 동창 중의 한 명이 제게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대학원 2학년 때 방에 놀러 간 적이 있었어. 그런데 방이 너무나 지저분한거야. 그래서 내가 ‘어휴, 이게 사람이 사는 방이야? 방 청소 좀 하고 살아라.’라고 말했지. 바로 그때 나를 보면서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어.”

“글쎄……. 나는 네 방에 가면 미쳐 죽을 것 같아.”

그 친구의 방이 먼지 하나 없이 무척 깨끗했거든요. 그에 반해서 제 방은 솔직히 말해서 사람 살 만한 곳이 아니었지요. 청소를 하도 안 해서 먼지투성이였고, 책은 책상 위도 부족해서 방바닥까지 가득했었습니다. 그래서 깔끔하게 사는 그 친구가 보다 못해 제게 했던 말인데, 저는 ‘미쳐 죽을 것 같아.’라는 표현을 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 친구는 좋은 쪽으로 받아들였더군요. ‘사람들이 모두 자기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게 고맙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 말을 들으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친구가 했던 말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번 생각해보세요. ‘네 방 가면 미쳐 죽을 것 같아.’라고 말하면 그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했던 말, 그러나 그 말이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많은 말들을 내뱉고 있음에 한심함을 느끼게 됩니다. 즉, 마음은 열고 입은 닫아야 하는데, 거꾸로 마음은 닫고 입을 활짝 열고 있는 나였던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예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보이는 것처럼 “불행하여라.”라는 선언을 하십니다. 그 이유는 이렇지요. 의로움과 하느님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에,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기 때문에,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기만 하고 스스로는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역시 이 모습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마음은 닫고 입을 활짝 여는 모습을 놓지 않는다면 어쩌면 영원히 주님으로부터 불행 선언을 들을지 모릅니다. 따라서 이제는 말을 하는 것보다는 남의 말을 듣는 데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합니다. 바로 그때 성령의 열매를 받아,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는 큰 행복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입은 닫읍시다.





세부적인 것에 집착하라

19세기 미국 과학자 루이스 애거시. 그는 빙하, 물고기 화석, 살아 있는 물고기의 전문가였다. 그는 생명의 기원과 여러 과학 분야에 영향을 끼친 연구들로 인해 유명해졌다.

대학원생들이 애거시의 수업을 듣고 싶어 찾아온 첫날, 애거시는 작고 평범한 물고기 한 마리가 담긴 그릇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러고는 학생들에게 “물고기를 해치지 말고, 그것에 관한 글을 읽거나 누구와 상의하지도 말고 자세히 관찰만 하라.”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은 그 과제가 특이하긴 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여겼다. 한 두 시간 뒤 그들은 관찰한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애거시를 찾았지만 그는 다시 해 오라며 그들을 돌려보냈다.

그러기를 몇 차례, 결국 그들은 애거시가 물고기 한 마리를 몇 주 동안 관찰하기만을 바란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들은 지시대로 묵묵히 관찰만 하면서 놀라운 결과를 발견해 애거시를 찾아갔다.

“선생님, 저희는 물고기를 관찰하면서 엄청난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비늘의 일정한 모양, 이빨의 정확한 배열, 눈의 색깔 등 어떤 책의 지식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애거시는 학생들에게 세부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연구하는 자세의 중요성까지 깨닫게 해 준 것이다. 건강한 집착, 애착심은 복잡하고 거대한 문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기대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물을 보는 힘을 준다.
 
 
 
Forever You - Hi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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