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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의 십자가에서 영광의 십자가로..........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7 조회수1,202 추천수1 반대(0) 신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합니다. 왜 당신은 가톨릭 신앙을 선택하셨는지요? 하고 질문을 하면 통계상 가장 많은 대답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라고 합니다. 원래의 마음은 그랬습니다. 하지만 막상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원래의 이것은 하나의 이상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인간적인 판단에서는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마음의 평화는커녕 어떨 땐 신앙이 등에 올려놓은 짐짝처럼 거추장스러운 존재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차라리 하느님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하느님을 알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갔으면 하는 마음도 솔직히 있을 때도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는 할 수가 없지만 이런 마음을 한 번쯤은 다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신앙과 믿음이 아주 좋아서 그런 분이 많이 안 계시겠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많이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을 합니다. 그만큼 믿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이런 신앙은 아주 초보적인 신앙일 때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느껴집니다.

 

처음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신앙생활을 했다면 이젠 이런 유아기적인 신앙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사실 머리로는 잘 알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바로 신앙이 하나의 짐처럼 여겨진다면 오늘의 복음이 아주 좋은 신앙생활의 훈화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럼 세례 때 하느님과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이 약속에는 묵시적인 약속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의 제자로 산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려고 하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오늘 복음이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늘상 접하는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첫째가 자신을 버리는 자기부인이 있어야 하고 그다음으로는 십자가인 것입니다. 이 말씀은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십자가를 질 수가 없다는 말씀의 의미일 것입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무엇을 상징할까요?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을 바탕으로 해서 묵상을 해보면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계명과 법규를 지키면 번성하고 복을 받을 것이지만 마음이 돌아서서 말을 듣지 않고, 유혹에 끌려 다른 신에게 경배하면 멸망에 이른다고 하는 말씀입니다. 바로 그 유혹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바로 자신의 욕망에 따르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이런 유혹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길이 오늘 말씀에 나오는 자신을 부인하는 하나의 실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어지는 말씀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저희의 생명이라고 신명기 저자는 힘주어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 이렇게 들립니다. 우리의 삶에 유혹의 손길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을지라도 그 유혹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오니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저희에게 그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십사 하고 간절히 매달려야만 한다는 그런 의미로 들립니다. 그렇게 해서 그런 유혹을 이긴다면 저희에게 주어지는 열매가 바로 장수라는 축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오늘 독서는 장수의 의미로 나오지만 단순한 의미의 장수가 아닐 듯합니다. 바로 이 자체가 다른 말로 하면 하나의 축복과 같은 의미로 이해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을 듯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서 여기에다가 십자가까지 진다면 그 축복이 우리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축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십자가하면 누구나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고통이 떠오르고 또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그런 의미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고통의 십자가를 바라보면 고통만 보일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으로 보이는 그 십자가 속에 또 다른 십자가를 봐야 할 것입니다.

 

바로 영광의 십자가입니다. 고통의 십자가만 있는 게 아니고 영광의 십자가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나오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신 후에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바로 우리도 그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린 처음에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신앙을 가진다는 생각에서 이젠 탈피해 고통의 십자가를 달게 지고 가야 하는 운명의 덫에 걸린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이 운명의 덫은 말 그대로 덫이 아니라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해 줄 구원의 밧줄일 겁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를 지시고 죽음의 언덕을 오르신 후에 최종적으로는 화려하게 당신께서 말씀하신 부활의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른다는 것은 우리도 그처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사순 두 번째 날입니다. 어제 우리는 재를 이마에 바르는 재의 수요일을 지냈습니다. 늘 십자가를 묵상해야 하겠지만 오늘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장 큰 화두가 십자가인 만큼 십자가만을 진지하게 묵상하는 것도 은혜로운 사순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지는 작은 십자가가 먼 훗날 우리가 가는 하늘나라에서는 영광의 십자가로 화려하게 변신할 거라는 희망을 가진다면 지금 여러 가지로 우리의 신앙에 먹구름 같은 이 팬데믹도 신앙 여정에서 장애물처럼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서 한 단계 더 높은 신앙으로 성장한다면 자칫 잘못하면 신앙이 침체될 수가 있지만 이 또한 희망을 잃지 않으면 충분히 극복되어 다시 예전의 신앙생활로 되돌아 갈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광의 십자가만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팬데믹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앙여정에 힘든 가시밭길을 잘 걸어갈 수가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더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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