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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6 조회수1,155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0월 16일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Woe to you, scholars of the law!
You have taken away the key of knowledge.
You yourselves did not enter and you stopped those trying to enter.
(Lk.11.52)
 
 
제1독서 에페소서 1,1-10
복음 루카 11,47-54
 
 
우선 공지사항 하나 말씀드립니다. 제가 오늘부터 3박4일 동안, 그러니까 주일까지 피정 지도를 하고 옵니다. 따라서 금, 토, 일 이렇게 3일 동안 새벽 묵상 글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곳에 인터넷이 된다면 이야 가능하겠지만, 인터넷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올릴 수 없다고 단정을 하고서 떠나려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새벽 묵상 글, 그리고 아침 문자를 발송할 수 없음을 공지하오니 착오 없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언젠가 여행을 하던 중에,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같은 식당에서 한 적이 있었습니다. 먼저 아침식사 때 그 식당은 무척 붐볐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쪽 테이블을 담당한 종업원이 워낙 친절하고 밝은 태도를 보여 주어서 즐거운 식사를 할 수가 있었지요. 어수선하고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불쾌한 시간이 될 뻔했지만 상냥하고 따뜻한 종업원 때문에 즐거운 시간을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점심에도 그 식당을 다시 찾았습니다.

식당은 아침과 달리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했고, 음식도 아침에 비해서 훨씬 빨리 나왔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담당하는 종업원은 아침에 만났던 종업원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녀는 내가 마치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침입자라고 생각하는지, 시종일관 무성의하게 저를 대했습니다. 식당의 분위기는 쾌적했고 음식 또한 맛있었지만, 그 종업원으로 인한 불쾌한 기분을 안고서 그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를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조건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한 사람의 역할에 따라서 최고의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는 반면에, 조건이 최상인 상태에서 한 사람의 역할에 따라 오히려 최악의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반문하여 봅니다.

‘나는 과연 내 주변을 최고의 상황으로 만드는가?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고 있는가?’

다른 누군가를 만날 때 사람의 선택은 그 사이에 다리를 놓을 것인가 아니면 벽을 쌓을 것인가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다리를 놓으면 그와의 연결점이 생겨서 그 자리를 최고의 상황을 만들 수가 있는 것이고, 반대로 벽을 쌓으면 그와의 단절이 되어 최악의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를 향해 ‘불행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그들이 예수님과 자기들 사이에 벽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마음 때문에 그들은 아주 두터운 벽을 자기와 예수님 사이에 쌓은 것이지요. 그 결과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또 받아들이지도 않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발 그 벽 좀 없애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행할 수 없음을 강조하십니다.

혹시 우리도 예수님과 나 사이에 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랑하지 않는다면, 기쁘게 살지 않는다면, 그래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지금 내 앞에는 아주 두꺼운 벽이 있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벽을 부셔 버립시다.




로시니의 재치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인 로시니는 칸타타, 피아노곡, 관현악곡, 가곡 등 여러 방면에 탁월한 작곡가였다. 그는 1810년 베네치아에서 공연한 ‘결혼 어음’으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6년 뒤 로마에서 공연할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지휘를 맡게 되었다.

‘세비야의 이발사’ 공연 당일, 공연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런데 유독 맨 앞줄의 가운데 두 좌석만이 비어 있었다. 로시니는 급한 일이 있어서 아직 도착 못한 누군가의 자리라 생각하며 자리 임자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뒤 공연이 시작하려는 찰나, 젊은 남자 두 명이 들어와 그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그들은 공연은 보지도 않고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이내 코까지 골며 잠을 잤다.

이를 본 로시니는 공연 지휘자로서 몹시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니 공연에는 관심도 없는 두 사람이 공연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수상했다. 뒷조사를 해 보니 평소 로시니를 맞수로 생각하던 오페라 작곡가 마이에르베르의 사주로 공연을 방해하러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로시는 다음과 같이 쓴 편지에 초대권 두 장을 넣어 마이에르베르에게 보냈다.

“이 초대권을 받아 제 공연에 와 주신다면 더 없는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공연이 가장 잘 보이는 좌석을 예약해 놨습니다. 의자가 편안하니 공연 내내 주무시기에 좋을 겁니다. 공연이 끝나면 제가 직접 깨워 드리겠습니다. 로시니 올림.”

화를 내기는커녕 재치 있는 행동으로 옹졸함을 일깨워 준 로시니에게 마이에르베르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유치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As he chose us in him, before the foundation of the world,
to be holy and without blemish before him.
(Eph.1.4)
 
 
Andante - Love is
 
A Love Until The End Of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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