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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모세의 유언[4] / 부록[4] / 신명기[3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9 조회수1,221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모세의 마지막 유언(신명 31,24-30; 32,45-47)

 

모세, 백스물 살 노인은 이제 며칠 후면 하느님의 명령으로 느보 산으로 올라갈 게다. 바로 그날 그는 예리코 맞은쪽에 위치한 가나안 땅을 바라보리라. 그의 세 살 위 형 아론이 호르 산에서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간 것처럼, 그도 그곳 어딘가에서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가야 한다. 그것은 그와 그의 형이 친 광야에 있는 므리밧 카데스 샘에서, 이스라엘 자손들 한가운데에서 준엄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십 년이나 광야에서 함께 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는 땅을 멀리 바라보기만 할 뿐 들어가지는 못하는 신세다.

 

어쩌면 성경에서 모세만큼이나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 별로 없을 게다. 신구약을 통틀어 아마도 하느님, 예수님 다음으로 모세라고 여겨진다. 그만큼 그는 위대한 지도자요 예언자였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현장에도 엘리야 예언자와 함께 한다. 바오로 사도도 모세보다 위대하신 예수님(히브 3,1-6)’으로 예수님을 비교할 때, 표본으로 삼은 인간이기도 하다. 사실 이스라엘 민족에서, 특히 구약의 인물로 모세는 출발은 미미했지만, 그 활동한 과정과 결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구약 전체를 일컬어 이스라엘 민족의 한 획을 그은 중심인물이었고, 성경 전체의 율법의 완성자면서, 뛰어난 하느님의 종이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커다란 사건이 여러 개가 있었다. 그 중에서 이집트 탈출, 다윗 임금의 통일 왕국 실현, 바빌론 유배를 삼대 사건으로 보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집트 탈출은 구약의 시작내지는 신앙의 시작이나 다름이 없다. 신앙 그 자체가 어쩌면 탈출이니까. 이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은 하느님의 역점 사업이었고, 여기에 모세는 기라성같이 등장했다. 모세는 레위지파로 이남일녀의 막내다. 모세라는 이름은 물에서 건져낸 이라는 뜻이다. 그는 죽을 운명에서 살리기 위해 나일 강에 버려졌으나, 파라오 딸에 의해 극적으로 건져져 그녀의 양아들로 마흔 살까지 왕궁에서 자랐다. 어느 날 그는 자기 동족 가운데 한 사람이 부당한 일을 겪는 것을 보고는 동족에게 가해를 저지른 이집트인을 쳐 죽였다.

 

그 일로 그는 미디안으로 달아나 나그네살이로 지내며 아들 둘을 낳았다. 미디안 생활에서 사십 년이 지난 여든 살에 그는 호렙 산 떨기나무 불길에서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에게 주어진 소명은 이집트에서 신음하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사십여 년의 기나긴 광야 여정을 이끌면서 자신의 민족을 부족 중심에서 국가 조직의 공동체로 만들어냈다. 그렇게 그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된 자였다. 이제 그는 백스물 살 노인으로 거동이 불편한 몸이다. 그에게 부과된 하느님의 역무는 완수되었다. 예언자로서, 한 민족의 지도자로서 그는 하느님의 종노릇을 탁월하게 수행해 내었다.

 

이윽고 모세는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의 말씀들을 책에 끝까지 다 쓴 다음, 주님의 계약 궤를 나르는 레위인들에게 주면서 명령하였다. “이 율법서를 가져다가 주 너희 하느님의 계약 궤 곁에 두어라. 거기에서 이 책이 너희에 대한 증인이 되게 하여라. 그것은 내가 너희의 반항심과 너희의 고집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이처럼 너희와 함께 살아 있는데도 너희가 주님께 반항하는데, 내가 죽은 다음에는 얼마나 더하겠느냐? 너희 지파들의 모든 원로와 관리를 나에게 불러모아라. 내가 그들에게 이 말씀들을 똑똑히 들려주고, 하늘과 땅을 그들에 대한 증인으로 내세우겠다. 내가 죽은 뒤에, 너희가 타락하여 내가 명령한 길에서 벗어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너희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러 너희 손이 하는 일로 그분을 진노하시게 하여, 뒷날 너희에게 재앙이 닥치리라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세는 온 이스라엘에게 이 모든 생명의 유일한 원천인 율법 말씀을 끝까지 들려준 다음, 그들에게 유언이나 다름없는 그가 오래 간직한 말을 마지막으로 전하였다. “너희는, 내가 오늘 너희를 거슬러 증언한 모든 말씀을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그리고 너희 자손들에게 명령하여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명심하여 실천하게 하여라. 이 말씀은 빈말이 아니라 너희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또한 너희는 이 말씀 덕분에, 너희가 요르단을 건너 차지하러 가는 땅에서 오래오래 살 것이다.” 그렇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언제라도 하느님께서 명령한 길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모세가 마지막까지 염려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타락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이 사순의 시기에 자선과 기도, 단식으로 그분 말씀에 충실한 삶을 살도록 하자.

 

드디어 주님께서 모세에게 노래를 적으라고 명령하시다. “이제 너희는 이 노래를 적은 다음,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르쳐 그들의 입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 이 노래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5. 모세의 노래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느보 산,예리코,가나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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