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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배추를 절이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7 조회수520 추천수4 반대(0) 신고
밤에 배추를 절이느라 한참을 쭈그리고 앉아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25포기쯤 되나? 생각보다 많다. 내가 일을 벌이면 밑도 끝도 없이 통만 크다. 음식을 해도 남는 건 괜찮지만 모자라는 건 용납(?)이 되지 않는 성격이라 가끔은 사서 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별로 힘들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신 내일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내가 좋아하는 언니들과 같이 김치를 담을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밤에 절여 놓아야 내일 아침에 양념 만들고 버무리고 할 수 있기에 한밤중에 뒷마당에서 배추를 자르고 짠물에 잠깐 담가서 꺼내 속 켜켜이 소금을 뿌리고 잘 덮어 놓았다.
 
한밤중에 무슨 달밤의 체조인지 허리가 조금 아프면 일어서서 마당을 이리저리 거닐고 허리를 푸는 운동을 하면서 이렇게 깜깜한 밤에 바람에 쉬익쉬익 나무 흔들리는 소리 들어가며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느님은 이 밤중에도 날 지켜보고 계시겠지...그러면서 잠깐 짧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사실 내 삶의 무게가 많이 힘겹게 느껴질땐 주님이 정말 내곁에 있는지조차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주님이 날 사랑하는지 나는 혼자가 아니라 늘 주님과 함께여서 이 고난도 축복일거라는 그런 생각의 사치를 할 겨를도 없이 그저 이 고통이 어서 끝났으면 혹은 자포자기하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있고 절망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중에서도 어떤 방법일지는 모르나 주님의 빛은 틀림없이 나를 향하고 있음을 느껴야 한다. 그것이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의 광명이거나 혹은 아주 좁은 창틈으로 비추는 한줄기 빛일 지라도 나를 향한 주님의 빛을 붙잡고 매달려야 한다.
 
오늘 복음 말씀중에 허리가 굽어 오랜 세월동안 고통중에 살아왔던 그 여인이 주님이라는 한줄기 빛을 처절히 붙잡아서 병을 치유받고 영광스럽게 된 것 처럼 나도 그러하길 소망한다.
 
어둔 터널 속에서는 끝이 없어 보이던 깜깜한 터널 길이 나오고 보면 너무나 짧은 터널이었음을 깨달을때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 터널로 다시 빠지지 않길 혹은 그곳에 빠졌더라도 전보다는 훨씬 더 짧을 것이라 확신하며 오늘도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바칩니다.
 
오늘도 주님안에 평화로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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