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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02 조회수1,066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에선 예수님이 자신이 죽을 곳을 향해 스스로 사지를 향해서 가고 계십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곳에서 예수님의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죽음을 넘어서 또한 다시 살아나신다고 미리 예고를 하십니다. 스승이 제자들을 향해서 말씀을 하시는데 이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도무지 제자들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제자의 어머니는 예수님께서 다음에 이룩하실 나라에서 각각 한 자리씩 할 수 있도록 청탁을 미리 부탁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전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설사 어머니는 그렇다고 해도 제대로 예수님의 뒤를 따르며 제자랍시고 그동안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가르침을 받았을 텐데도 그런 말을 하는 어머니를 보고도 복음의 내용만 보면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을 걸로 봐서는 제자들도 스승이신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릴 수 있는 제자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한마디로 갑갑하셨을 겁니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래하는 메시아의 세상이 이 세상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그래도 이 세상의 법칙이 적용될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비근한 예로 오늘 복음에서 보면 그들은 백성들 위에서 권력으로 세도를 부리면서 군림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런 세상을 꿈꾸었던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예수님을 따르면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 같은 것을 보고 했기 때문에 뭔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메시아의 세상은 당연히 자기들이 봤을 땐 그런 세상일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한마디로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제 속에도 이런 제자의 모습이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묵상해봤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어떤 자리를 원했지만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 세상에서는 아니더라도 다음에 하늘 나라에서는 뭔가 하느님으로부터 어떤 한 자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은근히 내심 이 세상에서 살면서 나름 하느님 일을 위해 열심히 봉사를 했다거나 어떤 업적을 이루어냈다면 그에 맞는 보상을 얻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다고는 말하기 곤란할 겁니다. 좋게 표현하면 하늘 나라에서 상급을 받는 것이 될 것입니다. 설령 이 지상에서는 아니더라도, 하늘 나라에서 상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달리 생각하면 순수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뭔가 하느님과 거래를 하는 느낌 같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마실 잔을 마실 수 있느냐고 물어보신 후에 그들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다 그 잔을 마시기는커녕 도망을 가고 배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진정한 제자라면 그 잔을 피하면 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스승과 제자로서의 맺은 인연을 생각해서도 말입니다.

 

저도 오늘 솔직히 고백하면 이틀 전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계명만 아니라면 한 일 이년 정도 하느님을 떠나서 조금 자유롭게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없지만 그런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은 제가 믿음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저를 지켜본 본당 신자들에게 저의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 지금까지 저의 신앙생활을 나름 지켜보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릴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본당에 주보가 A4 단면으로 변경이 되어서 일면에 신앙의 글 같은 걸 싣을 수가 없지만 예전에는 제가 간혹 신앙의 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그때 신앙도 제대로 되지 못한 사람이 글은 번지르르하게 쓴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나약한 인간이지만 그래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죽을 때까지 하느님만 바라보고 갈 수 있게 해주십사하고 기도도 숱하게 올렸는데 만약 하느님과 어느 시간 동안 거리를 두게 되면 그 기도가 그냥 허공에 한 기도가 되는 것 같아 하느님을 뵐 면목이 없을 것 같아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쩔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벗어나고 싶은 유혹도 이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다음에 하느님 앞에 갔을 때 짧은 기간이라도 하느님을 등진 시간만은 가져서는 되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걸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다시 마음을 한번 다짐을 해보게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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