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8 주간 목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5 조회수640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제 28 주간 목요일 - 성경공부 할 필요 없다

 

 

                                                                                         <루카 11, 47-54 >

 

 

 

 

한 번은 교구청에서 성경 강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천오백 명이 넘는 신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신자들이 얼마나 말씀에 목말라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성경 강의를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성경공부 할 필요 없다.’라는 말로 시작하였습니다. 대부분이 여정 성경공부 봉사자들이었는데 그들에게 성경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의아해 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그 강의를 준비하신 수녀님도 저에게 처음에는 강사를 잘못 초빙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성경공부를 해야 한다.’였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한 이유는 공부에 대한 위험성을 조금은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공부를 하면서 신학을 배운 많은 분들을 만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성경을 많이 알고 혹은 신학을 많이 공부했다는 분들이 아는 것대로 살아가지 않는 모습을 가끔 봅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자신만 돌아보아도 그렇습니다. 성경에서는 십일조를 내라고 가르치는데 천주교 신자 중에 십일조를 내는 분들이 얼마나 있습니까? 아는 것도 지키지 않는데 더 배운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아는 것 때문에 오히려 교만해지기만 할 것입니다.

  분명 지식은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삶으로 실천되지 않는 지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슬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되지 않습니까? 먼저 내가 무엇 때문에 배우려고 하는지 잘 깨달아야 합니다.

율법 학자들과 예수님의 차이가 그것이었습니다. 율법 학자들은 많은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삶이 아닌 지식만 가르치기 때문에 그들까지도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많이 안다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실천해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새 번역에서는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라고 번역을 했지만 그들이 다른 곳으로 치웠다기 보다는 원문 그대로 그들이 ‘가져가버린’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하느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지식을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도 그 지식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 지식을 나누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학자들은 지식의 열쇠를 받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신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일반 신자들은 배울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기회를 하느님께서 주셨지만 그것들을 자신들이 먼저 실천하지 못하면 신자들에게도 올바른 진리를 전달해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공부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성경경시대회 같은 것을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성경말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는 평가되지 않고 다만 잘 외워서 시험지에 잘 쓰면 많은 점수를 받고 상을 받습니다. 그러나 성경경시대회에서 일등을 하였다고 해서 성경을 잘 모르는 어린아이보다 더 성경 말씀대로 잘 살고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많이 알고 있는데도 그대로 살지 못한다면 하느님께서 더 큰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지식은 이 세상에서 말하는 그런 지식이 아닙니다. 마치 보기 좋은 음식을 훌륭한 요리사가 요리하였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 요리들 속에 소금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면 보기만 좋을 뿐이지 실제로 먹지는 못 할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삶이 없는 지식도 빛 좋은 개살구와 같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알아감에 있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내가 공부하는 것이 나의 믿음을 증가시키는지, 나의 사랑을 증가시키는지, 그리고 나를 더 겸손하게 만드는 지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즉, 내가 하는 공부가 믿음과 사랑, 겸손을 키우지 못하는 것이라면 먼저 무엇을 더 알려고 하기 보다는 아는 것부터 실천하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