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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만난 이후-판관기61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1 조회수481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느님을 만난 이후-판관기61


 <생명의 말씀>
 그 후로 야훼의 천사는 마노아와 그의 아내에게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제야 마노아는 그분이 야훼의 천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룩한 분을 뵈었으니, 우리는 영락없이 죽게 되었어" 하고 마노아가 아내에게 걱정스러운 소리를 했지만, 그의 아내는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야훼께서 우리를 죽이실 생각이셨다면 우리가 드린 번제물과 곡식예물을 받지 않으셨을 것 아닙니까?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알려 주시지도 않으셨을 것 아닙니까?" (판관기 13:21-23)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구약시대에는 사람이 하느님을 보면 죽는다고 당연히 생각했습니다. 모세도 하느님의 영광을 보고 '곧 죽겠구나!'하고 생각했고 또 이사야 예언자가 부르심 받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마노아도 그 시대 사람들의 통념을 따라 같은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인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런 생각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 구약 시대에 하느님을 뵙고 바로 죽은 사람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약 성경을 면밀히 잘 보면, 하느님께서 당신 계획이 있으셔서 어느 한 사람을 손수 찾아오셔서 만나신 경우 하느님을 만났기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은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하느님께서 손수 주신 사명을 받아서 그 사명을 수행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모세, 이사야 예언자, 요나 예언자 등입니다.

 

남편인 마노아는 당시의 인간적인 통념으로 걱정했지만 그 아내는 달랐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죽이시려고 만나러 오신 것이 아니다. 죽이실 생각이었다면 우리가 드린 번제물과 곡식예물을 받으셨을 리가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우리의 사명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을 리도 없다.'라고 말하며 남편이 가진 인간적인 생각을 넘어섰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그분을 만나는 이유가 단지 천국에 가기 위함만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를 천국에 보내는 것이 우리를 만나려 하시는 하느님의 유일한 목적도 결코 아닙니다.

 

만약, 우리의 천국행이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목적이라면 하느님은 우리를 세례 받는 순간 그 자리에서 다 죽이셔야만 할 것입니다. 세례의 순간에는 우리의 모든 죄가 사해지면서 새로 태어나는 게 되니까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나신 이후 우리를 멀쩡히 살려 두시는 이유는 당신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mission),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악전고투하며 수행·감당해야 할 소명(calling)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노아의 아내는 장차 자신이 잉태하여 낳게 될 아들에 대해 자신이 준비해야 할 것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아들의 사명을 깊이 있게 이해했기 때문에 하느님을 만났다는 사실로 자신들이 곧 죽을 거라는 당시의 통념에 잡히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구약 시대에 살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하면 정말 기뻐합니다. 새 삶을 얻은 듯 기뻐하며 감사해 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멈춥니다. 어린 시절 자주 불렀던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처럼 말입니다.

 

하느님을 만나고 나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구약의 시대보다는 발전했다고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을 더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만나려면, 나를 만나주신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과 소명은 무엇인지 깨달아야만 하고, 그것을 실천·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만났다는 일회적 사실 자체가 아니라 '만남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사느냐?'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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