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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1일 야곱의 우물- 루카 6, 27-38 묵상/ "하느님 맛" 을 내는 사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1 조회수538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느님 맛` 을 내는 사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네 겉옷을 가져가는 자는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 두어라. 달라고 하면 누구에게나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이에게서 되찾으려고 하지 마라.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너희가 자기에게 잘해 주는 이들에게만 잘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그것은 한다. 너희가 도로 받을 가망이 있는 이들에게만 꾸어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서로 꾸어준다. 그러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에게 잘해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기 때문이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루카 6,27-­38)
 
 
 
 
◆조금 나이 든 분들은 ‘무짠지’의 매력을 알 것이다. 여름철 더위에 지치면 평상시 맛있게 먹었던 갖은 양념의 반찬이 싫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소금에만 절인 무짠지를 물에 담가 적당히 간을 우려내어 먹으면 그 맛이 개운해서 입맛을 되찾게 된다. 생무는 싱싱한 맛을 내지만 썰어놓으면 부러질 수 있다. 반면에 소금에 절인 무는 성질이 완전히 변해 손으로 비틀어도 부러지지 않고 깊은 맛을 낸다. 생무는 ‘사람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본성적인 사람이고, 무짠지는 사람 맛이 다 빠져나가고 ‘하느님 맛’으로 변한 ‘하느님의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생무가 짠지가 되려면 긴 시간 장독 속에서 지독히도 짠 소금물에 잠겨 있어야 한다. 더욱이 물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무거운 돌에 꼼짝없이 눌려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생무 맛이 쏙 빠져나가 변질되지 않는 짠지 맛으로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
 
이기심과 욕심, 교만이 그대로 살아 있는 한 어떤 경우에도 ‘나’를 찾게 된다. 내 본성이 살아 있는 한 부러질 수밖에 없다. 내 안의 이런 ‘사람 맛’을 빼기 위해 하느님은 나의 삶에 이른바 ‘원수’들을 보내주시는 것이다. 나를 미워하고 학대하는 사람, 뺨을 때리고 내 것을 가져가는 사람…. 그러나 이들이 나를 가장 거룩하게 만들어 주는 ‘하느님의 사신’이다.
 
나의 교만한 자아는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면서 벗어나려 반항하지만, 사람은 오해와 무시도 받아보고, 육신적·물질적 고통이 무엇인지 겪으면서 기(氣)도 죽어봐야 자기 본성이 정화되고 겸손한 인간이 된다. 무가 소금물 밖으로 나오면 썩어서 버릴 수밖에 없듯이 칭찬받고 인정받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만으로는 하느님 맛을 내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지 못한다.
방순자 수녀(성가소비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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