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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법의 정신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6 조회수515 추천수6 반대(0) 신고

 

 
 
 
 
계속해서 예수님은 한 바리사이의 집에서 가르치고 계시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율법학자들에게 말씀하고 계시다.
그런데 바리사이에게 말씀하실 때보다 분위기가 더 격앙되어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바리사이들은 율법의 가르침대로 충실히 살려는 사람들이고
율법학자들은 그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당대의 소위 스승이었기 때문이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스스로 잘난 척하는 율법의 하수인?이라고 한다면,
율법학자들은 그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온갖 법조목을 새로 만들어내는 괴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법이 있다면,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국가보안법이라는 것이 있다.
나라의 안보를 위하고, 적대국가의 공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므로
마땅히 온 국민이 지켜야 할 법이다.
하지만 그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보안법을 마련했다고 해서 그만큼 국가의 안보가
강화된다는 식의 논리를 내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예컨대, 성범죄가 난무한다고 해서 촉수금지법을 추가하면
성범죄가 줄어든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회의 전반적인 의식개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국민들 스스로 성적인 쾌락을 부추기는 대중매체를 외면하거나,
성을 상품화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죄 목록을 추가하거나 빼는 것으로서
더욱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거나,
법이 없기 때문에 범죄가 증가한다는 의식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
법을 만든다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마찬가지로 신앙생활도 많은 단체를 구성하고,
많은 생활규칙을 만든다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많은 말, 좋은 구호, 훌륭한 생각을 나누기보다
먼저 묵묵히 실천하는 습관이 사회를, 또 우리의 신앙생활을 발전시킬 수 있을 뿐이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들을 꾸짖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율법에 대한 세세한 가르침이나 벌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율법의 정신대로 사는 것,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그래야 함에도 불구하고 율법학자들은 마치 자기들만이
율법의 권위자이고 최고의 해석자인 양 자처하고,
어느 누구도 그 권위를 침범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즉 자신들만이 율법의 권위자라고 생각하고
율법을 해석하는 열쇠를 자기들만이 소유해버린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그 열쇠를 다른 사람이 아예 갖을 생각도 하지 못하게 멀리 내던져 버렸다.
그 결과 자기 자신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마저도 하느님의 법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게 하였다.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기득권을 갖게 된다.
집안의 가장, 또는 어느 단체의 책임자, 또는 각자의 능력의 전문가가 된다.
그런 권위나 권리를 누리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단지 그 권위나 권리를 자주, 혹은 오직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가 가진 권위나 권리는 봉사하기 위한 것이다.
나의 권리, 나의 소유라고 해서 나 혼자만 누리는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오늘 이라는 하루도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선물이요 권리이다.
이 하루를 하느님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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