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29 조회수1,019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을 보면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먹어서 스승을 욕보이고 배반한 자로 역사에 남게 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다의 배반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암시를 하셨지만 그 말씀이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때 유다에게 유다가 하려는 일을 어서 빨리 하라고 재촉을 하십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하게 되는 일을 빨리 하라고 하시니 말입니다. 저 같으면 네 놈이 어찌 나에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느냐?”고 격분했을 겁니다.

 

이 부분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느냐?”고 하신 말씀과 대비해보면 베드로 사도는 자기 딴에는 예수님을 위해서 한마디 거든 말씀이 오히려 칭찬은커녕 모욕과 같은 말씀을 들었던 것입니다. 같은 일인데 하나는 사탄이라고 질타를 하시고, 하나는 어서 해라고 재촉을 하시는 듯하는 모습이 조금은 아이러니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흐르는 강물처럼 어떤 상황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이 수난 후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인간적인 걱정을 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내심 어느 정도는 자기의 욕심도 작용한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나약한 모습으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는 걸로 끝이 난다면 그동안 그런 결과를 보려고 예수님을 따라다느냤고 생각할 수가 있었기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완강한 모습을 보였을 겁니다.

 

예수님께서도 겉으로 보기엔 예수님을 위한 모습처럼 보였을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인간적인 모습에서는 자기의 잇속만 챙기는 모습이 없었다고 부인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사람의 일만을 생각한다고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일은 우리가 하는 하느님의 일과는 조금은 다를 거라고 봅니다.

 

성자 아드님의 입장에서 하느님의 일은 성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게 하느님의 일이셨을 겁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셔서 부활하셔야 한다는 일입니다. 이 일이 예수님께서는 장차 성부 하느님께 영광이 되고 그 영광이 또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도화선이 될 수가 있는 일의 단초를 어쩌면 유다가 제공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유다의 행위 그 자체만을 보면 예수님을 팔아 배반한 제자가 되는 것이 되지만, 좀 달리 생각해보면 너무 억지 같은 주장인지는 모르지만 하느님 역사의 전체 틀 안에서 보면 하느님의 뜻이 빨리 이루어지는 데 촉매 역할을 한 것처럼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유다에게 어서 하라고 재촉하셨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와중에 베드로 사도가 취한 모습을 보면, 예수님 말씀대로 유다처럼 배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의미심장한 말씀을 남기십니다. 지금은 따라올 수가 없지만 나중엔 따라올 수가 있을 거란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자연적으로 죽는 걸 암시하는 게 아니고 나중에 베드로 사도도 결국에 가서는 예수님을 위해 자신도 십자가에서 순교하는 삶을 그대로 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뜻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따라간 삶을 보면 이미 어쩌면 하느님께서 쓰시고자 마음을 먹은 사람은 부족하지만 결국에는 그런 나약한 인간도 잘 다듬어서 하느님 역사에 영광이 되는 길을 가도록 예비하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한때는 사탄이라고 질타를 받았던 인물이 결국에는 십자가에서 자신도 당당히 순교의 길을 따라 예수님의 뒤를 따라간 베드로 사도의 삶을 보면서, 그 당시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 오게 될 것이라고 하는 말씀을 남기실 때 예수님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본다면 한편으로는 짠 하셨을 겁니다.

 

나야 하느님의 아들이니 이게 나의 길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서 그렇지만, 베드로 너는 내가 너를 부르지 않았더라면 그냥 고기나 잡으면서 한평생 그럭저럭 살다가 생을 마감할 수가 있었을 텐데....... 나를 만나 사탄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내 곁에 끝까지 남아서 내가 간 길을 따라 그대로 나를 따라올 모습을 생각하니 나 역시도 가슴이 먹먹하구나...... 하시면서 내심 이런 독백을 하셨을 것 같다고 한번 묵상해봅니다.

 

세 번이나 배신했던 사도도 결국에는 위대한 사도로 변할 수가 있었던 것은 덤벙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도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그 마음이 위대한 사도로 갈 수 있는 작은 밀알이 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도 베드로 사도의 삶을 보면서 지금은 초라하지만 나중에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자녀로 변화가 될 수가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다시 힘을 냈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