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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화를 모으지 말라고?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1 조회수470 추천수8 반대(0) 신고

 

 

 

 

루가 12,13-21 

 

어떤 부자가 큰 곳간을 짓고 곡식과 재물을 모아두었다.

부자는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매우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그 사람의 목숨을 하필 그날 밤 데려가시겠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하고 물으신다.

 

이 비유의 제목처럼 이 사람이 정말 '어리석은' 것인지,

하느님이 정녕 심술궂은 분인지 분간이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예수께서 가장 하고 싶은 말씀은 맨 뒤에 나온다.

곧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 

이것이 무슨 말씀인가?

 

 

형편이 넉넉하면서도 늘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열심히 일해서 재화를 모은 것까지는 나무랄 일이 아니겠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영적 가난을 말함이 아니라,

 "저는 아직 넉넉하지 못해서 이웃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제가 이번 일만 잘 되면 그때에는 다른 사람도 돌봐 주겠습니다." 

"하느님, 저보다 더 잘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시지요?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항상 이런 식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 앞에서는 자신이 부유하지 못함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가난한 사람들 앞에서는 부를 과시하며 그들을 무시하는 일이 일상인 사람들.  

주님이 말씀하시는 '어리석음'이란 바로 그런 거짓과 인색함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마지막 말씀은 그 사람이 재산을 모으는 '동기'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곧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은다는 사실이 어리석다는 것이다.

 

사실 부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말을 잘 살펴보면,

'내가 수확한 것'(17절)

'내 모든 곡식과 재물'(18절)

"나 자신"(19절)에만 관심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앞날을 '쉬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기' 로 작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재산을 모으는 동기'는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고,

게다가 모은 재산을 어떻게 쓰려고 하느냐는 오로지 '먹고 마시고 즐기고 쉬는 것'에 국한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하느님의 명철한 판결은 그를 '어리석은'자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시대가 불안하다.

세계적인 공황이 올 것 같다고도 한다.

 

이런 시대에 어떻게 내일을 준비하며 재산을 비축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가?

그러니 재산을 쌓아두는 일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불안한 내일을 위해 성실하게 준비를 해 두었다면 오히려 현명한 일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만을 위해 재산을 쌓아두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그렇게 탐욕을 부리는 것에 주의를 주는 것이다.

아무리 쌓아놓은들, 그것으로 생명을 지킬 수는 없다고 하신다.

그러다 생명의 주인이 목숨을 거두어 가면, 그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고 하신다.

 

이렇게 묻고 계시는 것은 아직 생명을 거두어가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아직은 어리석음을 끝낼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아 둘 데가 없어 더 큰 곳간을 짓기 보다는

오히려 곳간 열쇠를 풀어 함께 쓰라는 권고의 말씀이다.  

 

존경받는 부자들은 이웃이 어려울 때 곳간을 풀 줄 안다.

현명한 부자들은 이웃과 함께 어려운 난국을 이겨 나간다.

 

주님의 말씀은 바로 자신의 부를 어리석게 사용하는 부자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부을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아는 부자가 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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