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 마음 집의 주인" - 10.10,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1 조회수520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10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갈라3,7-14 루카11,15-26

        
                                                
 
 
"내 마음 집의 주인"
 


마음을 비운다 하지만
진공 상태 같은 마음 비움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침묵만 해도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진공 상태의 침묵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하느님을 향해 깨어 있는 침묵이 아니면
온갖 잡생각들이 곧 마음을 차지하게 되어
마음은 복잡 혼란해지기 마련입니다.
 
마음을 무엇이 채우고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독서 중 한 구절입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1티모6,10ㄱ).

마음이 돈 사랑으로 가득하면 내적평화와 안정은 요원합니다.
말을 바꾸어도 그대로 통하겠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선의 뿌리입니다.”

마음이 하느님 사랑으로 가득하면,
마음은 곧 ‘생명의 샘’, ‘사랑의 샘’이 될 것입니다.
 
마음을 비워둘 수는 없습니다.
집을 비워두면 얼마못가 폐가가 되듯,
마음을 비워두면 곧 마음과 몸도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또 주인이 자꾸 바뀌면 집도 이리저리 많이 다치듯
마음의 주인도 자꾸 바뀌면 그 마음의 집도 많이 다칩니다.
 
보십시오, 깨끗이 정돈된 텅 빈 마음의 집에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으니
곧 더러운 영들이 자리 잡지 않습니까?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루카11,25-26).

열심했다가 냉담하여 하느님 주인 없이 방치해두면
그 텅 빈 깨끗한 마음의 집에
더러운 영들 소리 없이 자리를 잡습니다.
 
빛이 사라지면 어둠이 스며드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하여 베네딕도 성인도 말씀하십니다.

“한가함은 영혼의 원수이다.
  그러므로 형제들은 정해진 시간에 육체노동을 하고
  또 정해진 시간에 성독(聖讀)을 할 것이다.”(성규48,1).

한가할 때는 수 백 마리 악마의 유혹을 받지만,
바쁠 때는 몇 마리 악마의 유혹을 받는다 합니다.
 
그러나 ‘한가함’만 아니라
하느님을 까맣게 잊게 하는 ‘바쁨’도 영혼의 원수입니다.
 
한가함과 바쁨을 피하기 위해서
기도, 노동, 성독이 균형을 이룬 수도원 하루의 일과표입니다.
 
이게 바로 성인의 현실적 지혜입니다.
 
마음의 집을 하느님으로 가득 채우게 하는,
늘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게 하는 일과표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의로운 사람은 믿음으로 삽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복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성령의 복으로 믿는 우리에게 전해졌습니다.

이런 믿음을,
성령의 복을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주는 게
기도와 노동과 성독이 균형 잡힌 하루의 일과표입니다.
 
이 일과표에 충실할 때
우리 마음은 하느님 사랑으로, 믿음으로, 희망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말씀과 성체로 우리 마음 집에 주인으로 오시어,
어둠의 악을 몰아내시고
생명과 사랑의 빛으로 우리의 마음 집을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