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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1일 야곱의 우물- 루카 11, 27-28 묵상/ 잘 새겨들으려면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1 조회수692 추천수0 반대(0) 신고
잘 새겨들으려면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루카 11,27-­28)
 
 
 
 
◆오늘 말씀은 하느님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합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 성모님이 아기 예수를 잉태하고 낳아 기르신 이유는 오직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행복으로 가는 길은 말씀을 듣고 지키는 데 있다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잘 듣고 지키는 것이야말로 신앙생활의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잘 지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잘 듣는 것도 어렵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좋은 것은 어려운가 봅니다. 사실 말씀을 잘 지키고 잘 듣는 것조차 어려운 것은 인간의 소통 수단인 말과 글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 일과 사람의 생각을 제대로 나타내기에 부족한 것이 말과 글입니다. 그러니 인간의 언어에 하느님의 뜻과 진리를 담았을 때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얼마나 잘 들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진리의 말씀은 종종 비유로 나타납니다. 진리를 말과 글, 곧 직설법으로 표현했을 때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인과 시인들이 비유를 들어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인간의 말과 글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자연의 말씀이 그것입니다. 천둥 번개와 함께 몰아치는 폭풍우, 폭풍우가 지난 뒤 활짝 갠 푸른 하늘과 산과 들, 바람과 꽃과 나무, 티 없이 맑게 웃는 아기의 얼굴, 사람보다 먼저 천하의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고 댓돌 밑에서 우는 귀뚜라미 소리…. 이 모든 것은 우리 마음에 두려움과 감동을 주고 경이로움을 자아냅니다.
 
자연은 말 이전의 말이며 글 이전의 글입니다. 때로 인간의 말과 글보다 훨씬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우리는 경외심과 감사함으로 새로워집니다. 하느님과 그분의 말씀은 어디에나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의 말씀이든, 대자연의 말씀이든 잘 새겨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무지한 원리주의자가 되기 쉽습니다. 또 말씀을 잘 새겨들으려면 센서, 곧 귀가 좋아야 합니다. 필경 깨끗한 마음, 열린 마음, 겸손한 마음이라면 내 귀가 더욱 말씀을 잘 알아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지영(한국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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