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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깨어서 기다리는 수밖에/신앙의 해[28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30 조회수470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서소문] 중림동 성당 종탑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 비유에서 세삼 확인할 수 있을 게다.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등은 가졌지만 기름은 가지지 않았고

나머지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도 기름도 다 가졌다.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졸았다. 한밤중에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라고 외치는 소리에 저마다 등을 챙겼다.

 

어리석은 처녀들이 ‘등이 꺼져 가니 기름 좀 다오.’라고 간청하였지만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라며 단호하였다.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와

준비한 처녀들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는 문은 닫혔다.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 ‘주인님, 문 좀!’ 이라 애걸하였지만,

그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라고 대답하였단다.

 

팔레스티나의 혼인은 온 동네의 잔치란다.

며칠 전부터 밤에 횃불을 밝혀 춤추고 노래하며 축제를 벌인다.

그들의 결혼식은 주로 밤에 이루어진다.

낮에는 사막에서 불어오는 열풍에 활동이 어렵고

밤에는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불기 때문일 게다.

신랑을 맞는 들러리로 최소한의 증인으로 대개 열 명의 처녀들이 뽑혔다.

예수님은 이런 당시의 혼인 풍속을 예로 드시며

‘열 처녀의 비유’로 하늘 나라를 말씀하셨다.

 

운동선수는 평소에 열심히 연습해야 시합 때에도 좋은 경기를 펼친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정적일 때에 그분의 말씀대로 살려고 마음먹어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게다.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의 판단은 그 기준이 별게 아닌 단지 준비성의 여부이다.

지혜는 학력이나 지력이 아니라 믿음에 달렸단다.

깨어 준비하고 기다리는 사람만이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게다.

 

혼인잔치의 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이 더뎌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의 차이일 뿐 신랑은 반드시 온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어리석은 처녀들은 이 믿음이 약했던 게다.

그들은 신랑이 올 것인지 아닌지 그다지 확신하지 않았기에 기름도 준비하지 않았다.

믿음은 남에게서 빌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대신할 수도 없다.

인내와 끈기는 믿음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니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할 게다.

그 날과 그 시간만큼은 정녕 아무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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