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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17일 야곱의 우물-마태 5, 43-48 묵상/ 신비로운 나라의 역설적 사랑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17 조회수469 추천수6 반대(0) 신고
신비로운 나라의 역설적 사랑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태 5,43-­48)
 
 
 
 
◆그리스 메테오라에서 산상 미사를 드린 적이 있다. 우리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나의 삿된 욕망과 집착이 사라지길 바라며 하느님의 위엄과 영광만을 생각했다. 막 미사를 시작하려는데 스테파노 수도원에서 수녀님 두 분이 오셨다. 그리고 가이드에게 뭔가 이야기를 했는데, 뜻밖에도 ‘이곳에서 미사를 드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신성한 산, 메테오라에서는 그리스 정교식 미사만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리스 정교식이 아닌, 다른 형식의 마지막 산상 미사를 드린 셈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로서는 400여 년간 터키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데 수도사들의 역할이 컸던 호국 그리스 정교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왠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 인간 사회는 자기 집단에 대한 사랑은 고취시키면서 외부인한테는 폐쇄적이다. 적개심마저 드러낸다. 그런데 예수님은 가까운 사람이나 먼 사람이나 구별을 없애고 사랑하라고 하신다. 인간적 차원에서는 미워하는 사람에게조차 똑같은 해가 뜨고 비가 내린다는 사실이 용납될 수 없지만, 그러나 그것은 하느님의 일이고 하느님의 계획이다. 우리는 그것을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이란 아무리 종교적으로 자신을 승화시키려 노력해도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유한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때론 내가 미워하는 사람조차 하느님 나라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이율배반적 감정에 빠지게 하지만, 하늘나라는 우리를 초월하는, 참으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나라일 것이다. 또한 그 믿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박혜원(경남 거창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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