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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6일 야곱의 우물- 마태 19, 13-15 묵상/ 온전한 의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16 조회수469 추천수6 반대(0) 신고
온전한 의탁

그때에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주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마태 19,13-­15)
 
 
 
 
◆다섯 살인 한봄이는 제 친구이자 딸 같은 아이입니다. 수도자인 제게 딸이 있을 리 없지만 한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온 까닭에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한봄이가 기어 다닐 때입니다. 꿈터로 들어설 때 목청이 터져라 울어대는 한봄이에게 달려가 보면 얼굴이 온통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곤 했습니다. 그렇게 엄마를 부르며 울다가도 안아주면 안도감이 느껴지는지 그칠 것 같지 않던 한숨 섞인 흐느낌이 잦아듭니다. 그러고는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놀기 시작합니다. 다른 언니나 오빠들보다 저를 더 따르는 한봄이는 제가 가는 곳이면 어디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마치 엄마와 딸처럼 점점 얼굴도 닮아가는 듯했습니다.
 
저를 많이 좋아하고 잘 따르는 한봄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엄마를 찾습니다. 아마도 아이에게 엄마는 그 누구도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요 관계인 것 같습니다. 넘어져 다쳤을 때나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엄마가 옆에 있으면 안심이 되나 봅니다. 아이들에겐 엄마가 온전한 보호처인 것입니다. 엄마의 사랑에 이렇듯 집중하는 아이들의 전적인 신뢰와 의탁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어른들에겐 쉽지 않은 전적인 투신과도 같습니다.
 
갈라지지 않은 우리한테 예수님이 전부인지요? 이 물음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온전한 신뢰와 의탁의 기쁨보다는 이리저리 따지고 분석하고 우리 힘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데서 더 안정감을 느끼는 우리에게 도전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그 길로 초대하십니다. 어린이같이 갈라지지 않은 마음으로 하느님께 의탁하라는 초대입니다. 인간적인 궁리나 능력에 의지해 살지 말고 하느님께 전적인 신뢰를 가지고 살라는 초대입니다. 두 마음을 품지 말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때 그 길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길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껍데기를 벗어버린 자유로움 속에서 온전한 우리 자신이 되는 삶으로 초대하시는 예수님께 우리도 아이들처럼 단순한 마음으로 응답하고 온전히 의탁합시다! 마음으로 엄마를 온전히 신뢰하는 아이들처럼 우리도 예수님만으로 행복하고 충분한지 자문해 봅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전부이듯
                                                                                           남궁영미 수녀(성심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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