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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손의 최후-판관기74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5 조회수427 추천수6 반대(0) 신고

삼손의 최후-판관기74
 
 <생명의 말씀>
  삼손이 야훼께 부르짖었다. "주 야훼여, 한 번만 더 저를 기억해 주시고 힘을 주시어 제 두 눈을 뽑은 불레셋 사람들에게 단번에 복수하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나서 삼손은 그 신전을 버틴 기둥 하나에는 왼손을 대고 다른 하나에는 오른손을 대고 부르짖었다. "불레셋 놈들과 함께 죽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서 밀자, 그 신전은 무너져 거기에 있던 추장들과 사람이 모두 깔려 죽었다. 삼손이 죽으면서 죽인 사람이 살아서 죽인 사람보다도 더 많았다. 그의 일가 친척이 모두 내려 와서 삼손의 시체를 거두어다가 소라와 에스다몰 사이에 있는 그의 아버지 마노아의 무덤에 장사지냈다. 그는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있었다.                                                         (판관기 16:28-31)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자기 인생 전체에서 삼손이 두 번째로 기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기도의 내용은 복수였습니다. 그런데 자기 민족을 부당하게 핍박한 블레셋 사람들에 대한 의롭고 공적인 분노에 의한 복수가 아니라, 자기 눈을 뽑은 사람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분노에 의한 복수였습니다.

하느님이 그 기도를 들으시고 삼손에게 다시 그 힘을 주셔서 함께 모여 있던 수많은 블레셋 사람들을 죽이게끔 해 주시긴 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흡족해서 그렇게 하셨다기보다는 욕망을 통제할 줄 모르는 삼손을 이런 방식이 아니면 쓰실 수 없었기 때문에 택한 마지막 선택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인공지능 최첨단 무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 놈이 스스로 이상한 판단을 하고 생각을 하더니 개발자의 명령을 들을 생각은 안 하고 제 멋대로 제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면,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그 인공지능 무기를 적진에 가져다 놓고 거기서 제 마음대로 하고 다니게 하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욕망만을 따라서 사는 삼손이라는 사람을 하느님께서 그나마 당신 뜻에 맞게 사용하실 수 있는 유일한 방법도 바로 위와 같았을 것입니다.

욕망을 좇는 사람 삼손은 자기 능력을 탕진했고 그 능력에 붙어 있는 역사적 사명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삼손의 출생 전부터 당신의 천사를 보내어 삼손의 앞길을 예비하게 하신 하느님의 배려로 보아 하느님은 삼손에게 이스라엘 역사 발전에 매우 중요한 한 단계를 맡기실 계획이었음에 틀림이 없는데 삼손은 평생 하느님의 그 뜻을 무시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역사도 삼손 이후 더 깊은 어둠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한 사람의 죽음의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평생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그 방식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삼손의 죽음은 거대한 파괴와 함께 그려지고 있습니다. 위대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건설보다는 파괴에 그 큰 힘을 탕진하며 평생을 살아온 한 한심한 영웅의 삶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죽음인 것입니다.

위대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자기 자신을, 자신의 본래 가지셨던 하늘 영광 전체를 버리고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과 자기 욕망을 버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드는 것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를, 하느님의 뜻을 받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비우고 버리고 살아가는 이야기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로 달리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후자의 가장 대표적인 한 사람의 삶을 삼손의 이야기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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