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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0 조회수664 추천수3 반대(0) 신고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루가 11,14-23)

-유 광수신부-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이르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 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 내는 것이면 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이 벙어리 마귀들을 쫓아내신 것을 보고 놀라워하는 군중이 있는가 하면 "저자는 마귀들의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예수님께 요구하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건을 보고 이렇게 여러 가지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체나 공동체에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법이다. 십인 십색이듯이 얼굴 모습도 다르지만 생각도 다 다르다. 다양성이 있어서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서로 의견이 달라서 일치하기가 매우 어려울 때도 있다.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부부간의 다툼은 서로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고 결국은 싸우고 이혼하기까지 한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갈등하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 있는가하면 나쁜 생각도 있고 남을 칭찬하고픈 생각도 있는가하면 미워하고 시기심과 질투하는 마음도 있다. 나훈아의 "왜 이런지 나도 몰라. 내 마음 나도 몰라."라는 노래가 있듯이.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불편하게 여기는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뜨거운 것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차가운 것을 좋아한다. 이 사람은 창문이 열려 있기를 원하고 저 사람은 창문이 닫혀 있기를 원할 수도 있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왜 서로 다른가를 밝혀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비록 분류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여러 가지 범주가 이루어졌다. 우리는 이런 말을 듣곤 한다.
"저 남자는 전형적인 독일(아일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등) 사람이야."
"저 여자는 전형적인 간호사(교사, 주부 등등)야."
"그들은 경상도 사람이고 저 사람은 전형적인 전라도 사람, 충청도 사람이야."
사람들은 각자 다른 독특한 존재라는 사실임에도 우리는 사람들을 분류하고 꼬리표를 붙여서 틀 속에 넣으려 한다.

 

탐험가이며 작가인 영국의 리처드 버튼경의 부인은 사람들을 네 가지로 분류해서 이렇게 적었다.
-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

  이 사람은 바보다. 피하라.
-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

  이 사람은 단순하다. 가르치라.
- 많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이 사람은 자고 있다. 깨워라.
- 많은 것을 알고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이 사람은 현명하다. 따르라.

 

이 제마는 사상 체질론을 내세워 태음인, 태양인, 소음인, 소양인으로 분류하면서 인간이 서로 다른 차이점을 설명하였다.

 

빠스칼은 "세상에는 오직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하나는 의인이다. 그러나 그 자신은 자기를 죄인이라고 믿고 있다. 또 하나는 죄인이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은 의인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신이여! 저를 버리지 마옵소서"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면서 죽었다고 한다.

 

여러 유형이 있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다. 다르게 말한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상대방을 미워하거나 시기 질투하는 마음으로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되든 자기 위주로 말을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나쁜 것이다.

 

예수님은 주의 기도에서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즉 각자 자기 나라가 아니라 모두 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해달라는 기도를 바치라는 것이다. 그러면 서로 갈라지는 일이 없이 일치할 것이고 모두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 비록 우리가 서로 다르지만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8,28)라고 말하였듯이 아버지의 나라가 오기를 바라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한다 하더라도 서로 일치할 것이며 좋은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그러기에 기도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각기 아버지의 나라가 아니라 자기 나라를 위해서 말하고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며 반대로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면서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이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이다."

 

 바오로 사도가 "형제 여러분 끝으로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들을 마음 속에 품으십시오. 그리고 나에게서 배운 것과 받은 것과 들은 것과 본 것을 실행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필립4, 8-9)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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