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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7 주간 수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7 조회수635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제 27 주간 수요일 - 기도하는 법

 

                                                                                                           < 루카 11, 1- 4 >

 

 

 

가끔 저에게 기도하는 법에 대해 물어보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한 때는 이 방법 저 방법 가르쳐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차 기도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도는 마치 애인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애인 만나서 무엇을 해야만 하는 법은 없습니다.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그저 말하고 싶으면 말하고 하기 싫으면 바라만 봐도 되고 어깨에 기대어 자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둘 사이에 사랑만 있으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 둘이 만나면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둘 사이에 오고가는 사랑의 마음과 표현만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도 제자들이 기도하는 법을 여쭈어봅니다. 예수님은 기도하는 법 대신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기도하는 법은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주님의 기도 안에 있는 내용이 내가 하고 있는 기도 안에 들어있어야 합니다. 바로 주님의 기도가 둘 사이를 오고가는 사랑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님의 기도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 들여다볼까요?

하늘에 계신 ; 하느님은 하늘에 계십니다. 땅에는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이 하늘처럼 깨끗하지 않다면 하느님이 계시지 않고 따라서 하느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먼저 기도하기 전에 우리 마음이 깨끗한지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는지 먼저 성찰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죄를 뉘우치거나 고해성사를 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 아버지 ; 하느님과 만나는 내가 누구인지 또 하느님이 누구인지 먼저 인식하지 못하면 기도는 추상적이 되어버립니다. 내가 누구이고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그리스도입니다. 내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 과연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살아가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것에 한없이 감사해야 합니다.

●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 기도의 출발은 항상 감사와 찬미가 되어야합니다. 내 자신의 영광만을 바라면서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기를 입으로만 되뇌어서는 안됩니다. 기도의 시작과 완성은 감사와 찬미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 우리 행복의 궁극적 목적은 구원이고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나라를 찾으면 나머지는 덤으로 받게 된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하느님나라를 원하는 것은 뒤로 제쳐놓고 현세의 것들만 청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이것이 사랑을 고백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죽기까지 순종하여 당신의 뜻이 아닌 아버지의 뜻을 따랐습니다. 내 뜻이 아니라 상대의 뜻을 따르는 것이 사랑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 마치 밥을 굶으면 살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께서 에너지를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들임을 인정합시다. 매일 양식을 먹어야 하듯이,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하는 것은 매일 기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매일 양식을 청하지도 않으면서, 즉 매일 기도하지 않으면서 삶이 힘들다고 불평한 일은 없는지 되돌아봅시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 우리가 다른 이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면 하느님도 우리 죄를 용서하실 수 없으십니다. 누군가 미워하면서 나는 구원받게 해 달라고 청하는 모순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살펴야겠습니다.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 유혹거리에 스스로 가까이 가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봅시다.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유혹을 이길 수 없습니다. 교만해지면 죄를 짓게 됩니다. 아니 스스로 유혹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교만입니다.

 악에서 구하소서 ; 물 위를 걷다가 물속으로 빠져들어 가던 베드로는 예수님께 손을 뻗어 건져줄 것을 청합니다. 반대로 유다는 손을 내밀기 싫어 자살을 선택합니다. 나는 죄를 지을 때마다 주님께 용서를 청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고해성사를 두려워하며 미루고 있지는 않습니까?

  마음을 이런 식으로 들어 높이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던 혼자 성당에 앉아서 졸던 기도가 됩니다. 그러나 성당에 앉아 있지만 잡생각만 하면 그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애인과의 만남 안에 사랑만 있으면 되는 것처럼 기도의 시작과 마침에 항상 주님의 기도를 바침으로써 나의 기도가 주님의 기도 안에 머물도록 합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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