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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6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6 조회수899 추천수17 반대(0) 신고
 

 10월 6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 루카 10,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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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평생토록 풀어야할 숙제 하나>


    그저께 우리는 성인(聖人)중의 성인,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을 지냈습니다.


    성인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여러 덕행 가운데, 참으로 마음에 드는 것 한 가지는 ‘만인형제애(萬人兄弟愛)입니다.


    그분에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이 다 형제요 자매였습니다. 사람이건 짐승이건, 내편이건 저쪽 편이건, 내게 도움을 주는 존재이건, 나를 성가시게 만드는 존재이건, 모든 것이 다 하느님 사랑의 손길이 담긴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당시 나타나면 다들 멀찍이 돌아가곤 했던 나병환자를 온몸으로 포옹했던 성인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조차 하기 싫어하는 ‘죽음’, 그 죽음이 자신에게 서서히 다가올 때,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자매인 죽음이여!”


    늑대는 형제요, 비둘기는 자매였습니다. 오늘날도 프란치스코 성당 복도 한쪽에는 한 쌍의 흰 비둘기가 살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바깥으로 날아가지 않고 성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철저한 자연주의자, 환경운동가, 생태주의자, 인본주의자, 평화주의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인의 그런 모습 앞에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물고기든, 산짐승이든 뭐든 움직이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기를 쓰고 생포하려는 제 모습과 너무나 크게 비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프란치스코 성인의 ‘만인형제애’의 원천은 어디일까요?


    바로 그의 참 스승이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선택된 백성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찬 이스라엘 백성들, 별것도 없으면서 쓸 데 없는 우월주의에 빠진 유다인들에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통해 당신의 뇌리 속에 가득 차 있던 ‘만인형제애’를 드러내십니다.


    당시 유다인들에게 있어 이웃은 동족들뿐이었습니다. 하느님 구원의 대상도 이스라엘 백성뿐이었습니다. 지독한 선민의식입니다.


    그럼 다른 민족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들을 모두 통칭해서 ‘이방인’이라 불렀습니다. 사람취급도 안했습니다. 구원되든 안 되든 상관할 바 아니었습니다.


    이런 그들 앞에 예수님께서는 이웃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설정해주십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유다인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인간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참된 인간이 어떤 모습인지를 잘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등장인물들, 사제와 레위인, 그들은 유다인 가운데서도 유다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인간 이하의 행동이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보여준 행동 하나 하나를 따라가 보십시오. 그는 참된 봉사가 무엇인지? 참사람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여러 행동 가운데 눈여겨 볼 것은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입니다.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한 생명이 내 눈앞에서 고통 받고 있다는 그것이었지, 그가 유다인이든 사마리아인이든 상관없었습니다. 그가 북한주민이든 남쪽 사람이든 문제없었습니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위험에 처한 한 사람의 생명, 그것만이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의 과제 하나는 사랑의 대상, 사랑의 개념, 사랑의 지평을 조금씩 넓혀나가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32번 / 언제나 주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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