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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에게도 머릿돌이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5 조회수480 추천수6 반대(0) 신고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는 말은
내 버린 돌을 다시 가져와서 기존의 집에 놓인 머릿돌을 빼내고
그 자리에 버렸던 돌을 놓았다는 뜻이 아니다.
버려진 돌을 머릿돌 삼아 그곳에 새 집을 지었다는 뜻이다.
기존의 집은 그대로 있고,
그 옆에 사람들이 버린 돌을 머릿돌 삼아 새 집을 지은 것이다.
중심이 이동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쓸모없는 돌이라고 버렸던 돌이
하느님께는 아주 귀한 돌로 쓰여서 새 집의 기초가 된 것이다.
인류역사 안에서 하느님은 수없이 이렇게 하셨다.
아담이 범죄해서 죽음과 병이 오게 되었지만 구세주가 약속되었고
그 약속대로 하느님은 예수님을 보내주셨다.
하지만 사람들은 구세주를 보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쓸모없는 돌이라고 구세주를 죽여 버리는 악을 저질렀다.
하지만 하느님은 또 다시 그렇게 버려진 돌,
즉 예수님의 죽음을 부활로 갚아주셔서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소작인들은 바리사이들이다. 종은 예언자들이었다.
아들은 결국 예수님 자신을 의미한다.
그런데 어째서 소작인들은 자기들의 주인을 배신하고
종과 아들까지 죽이는 용감한? 일을 하게 되었을까?
또 어째서 사람들은 예수님이 구세주란 사실을 아무리 알려주어도 여전히 믿지 않고 냉담할까?
가능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그만큼 하느님은 사람들 눈에 약하게 보인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실제로 구세주가 나타났어도 사람들은
그가 너무나 유약해 보여서 무시해 버린 것이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고 이방인들, 가난뱅이들이 득시글대는 갈릴래아
나자렛 촌구석에서 무슨 위대한 인물이 나올 수 있겠냐고 무시해 버렸다.
그분의 말씀도 강한 것이 거의 없었다.
“칼을 들고 싸웁시다”가 아니고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 너희가 원하는대로 남에게 먼저 해주어라.
달라는 사람에게 주어라.”
등등 세상적인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어리석고 약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약해 보이는 하느님에 비해 사람들은 너무나 강하다.
생각해보자.
이 세상의 많은 위대한 인물들이 세상에서는 얼마나 대접받고 있는지.
최근래의 마더데레사 수녀도 수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지만
그분처럼 살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마더 데레사와 같이 살아보겠다고 나설 뿐,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은 거의 마더 데레사의 삶을 본받아 살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 이유를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그의 상속재산을 차지하자.”
하느님이 물려주기로 한 상속재산을 사람들이 가로채겠다고 한 것은,
하느님이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사람은 하느님의 뜻보다 자기 뜻을 더 중하게 여긴다.
그 때문에 번번히 하느님께 반역하고 범죄한다.
하지만 하느님은 단숨에 반역자들을 처단하지 않고
그들의 반역을 기초삼아 새로운 길을 열어주신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말씀 그대로 이제부터 다른 민족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열어주겠다는 말씀이지
지금 당장 반역자들의 목숨을 거두겠다는 말씀이 아니다.
그들이 마음을 돌이키고
하느님께 도조를 잘 내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면
언제든지 열려있는 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믿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까닭은
방금 말했듯이 그만큼 하느님의 힘은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약해 보이고,
그에 비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힘(나에게 닥치는 많은 사람들의 비난이나 공격 등)은
너무나 강해보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힘에 의지하기가 손쉬운 때문이다.
하느님이 약하다는 말이 의아하게 들릴것 같다.
하지만 만일 하느님이 강하게 당신 힘을 있는대로 보인다면
산천초목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떨다가 까무러칠 것이다.
뭐 그럴까 보냐,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세상이 악하기만 하냐고
하는 사람에게 보여줄 징조는 얼마든지 있다.
인도양을 덮친 쓰나미도 있고,
미국을 강타한 거대한 태풍 토네이도도 있고,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번쩍이고 하늘이 쪼개질것 같이 터지는 천둥소리가 있다.
폭우와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고 집이 쓸려내려 가는 자연현상 앞에서
사람은 너무나 작고 힘없는 존재일 뿐이다.
그 대자연을 손가락 하나 움직이듯이 하는 분이 하느님이시다.
그런 하느님이 그 힘을 있는대로 보인다고 하면 모든 사람이 까무러칠 것이다.
하느님이 약한 것이 아니라, 참고 계시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을 통해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시기 위해 인간들의 악행을 허락하고 계실 뿐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오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과 공동체에 끼친 잘못과 허물을 생각해 보아도
하느님이 얼마나 자비로운지 금방 알 수 있다.
나의 부족과 허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나를 받아주고 기다려주었기에
지금까지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느님은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의 자비로운 사랑과 용서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그분은 쓸모없이 버려진 나의 결점과 허물들로도
새집을 지을 머릿돌로 삼아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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