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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물 인생" - 10.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5 조회수445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5 연중 제27주일
                                                 
이사5,1-7 필리4,6-9 마태21,33-43

           
                                                   
 
 
"선물 인생"
 


진정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살덩어리가 아닌 복덩어리요,
욕망덩어리가 아닌 은총 덩어리입니다.
 
하느님 은총의 탐스런 열매들입니다.

수차례 인용하는 배 열매의 결실과정입니다.
깊은 진리를 깨닫게 합니다.

얼마나 탐스런 배 열매입니까?
 
이 배 열매의 90% 영양은 태양빛으로부터 취하며
10%만 뿌리로부터 물과 영양을 취한다 합니다.
 
또 90%의 영양을 취하기 위해
배 열매 1개당 약80장의 배나무 잎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80장의 잎들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태양으로부터 90% 영양을 취한다 하니
말 그대로 복덩어리, 은총덩어리 배열매입니다.
 
사람 역시 똑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성장과정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의 매개 역할을 했겠는 지요.
 
배 열매 한 개당 약 80장의 잎들이 필요하다 합니다만,
아마 우리 한 사람 당 도움이 되었던 은인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순전히 선물인생입니다.

하느님께 잠정적으로 선물로 받은 인생입니다.

오늘 복음의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 인생 포도밭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입니다.
하느님께 선물로 위탁받은 내 인생 포도밭의 소작인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인생 포도밭의 주인이 아니라 소작인들입니다.

이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과연 하느님께 위탁 받은 내 인생 포도밭의 상태는 어떤지요.
잘 가꾸고 보살피고 있는지요.
거름은 충분하며 나무와 열매는 튼튼한지요,
복음의 소작인들처럼 불충실하지는 않습니까?
 
이 탐욕스럽고 자기의 분수를 모르는 복음의 소작인들,
포도 철이 되어 주인이 자기 몫을 받아 오라 보낸 종들은 물론
주인의 아들까지 죽였다합니다.
 
이런 악한 소작인들
그대로 하느님이 보낸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죽이고,
심지어 그 아드님 예수까지 십자가에 못 박은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지만,
그대로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사람을, 주님의 말씀을 거부하며
선물 받은 포도밭 인생을 마치 내 것인 양
제멋대로 함부로 관리할 때 그대로 나쁜 소작인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을 향한 주님의 탄식이 바로 1독서의 말씀입니다.

“내가 해주지 않은 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나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바랐는데 어찌하여 들 포도를 맺었느냐?”

아까운 선물인생 소홀히 할 때 들 포도들입니다.
아무리 크고 맛좋고 신고 배 라도
그 배나무 소홀히 하면 돌배들이 되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만군의 주님의 포도밭은 이스라엘 집안이요,
  유다 사람들은 그분께서 좋아하는 나무라네.
  그분께서는 공정을 바라셨는데 피 흘림이 웬 말이냐?
  정의를 바라셨는데 울부짖음이 웬 말이냐?”

우리 모두가 주님의 포도밭이요,
우리 각자는 주님의 포도나무입니다.
 
공정과 정의의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야 하는
포도나무들이어야 하는 데
피 흘림이, 울부짖음이 웬 말이냐는 주님의 통곡 같은 말씀입니다.
 
선물 인생 하느님의 나라 포도밭을 소홀히 한 자들에 대한
주님의 다음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악한 소작인들을 상징하는
옛 이스라엘 백성으로부터
새 이스라엘 공동체인 교회로
하느님의 나라의 이전을 예고하는 말씀이지만,
선물인생을 소홀히 한 자들에게 주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포도밭의 울타리가 좋아야 합니다.

울타리가 좋아야 선물인생 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경계를 나타내는 울타리는 필수입니다.
 
말씀 묵상 중 순간 포착된 ‘울타리’라는 단어였습니다.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라는 복음의 구절과
1독서의 ‘울타리를 걷어치워 뜯어 먹히게 하고,
담을 허물어 짓밟히게 하리라.’ 구절입니다.

울타리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보이는 울타리는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울타리는 얼마나 많은지요.
안팎의 울타리가 철폐된 완전한 자유는 순전히 환상입니다.
 
울타리 안에서의 자유입니다.
 
가정, 교회, 수도원등 공동체도 하나의 울타리입니다.
독신생활의 어려움은 구체적 공동체라는 울타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동체에 속하고 싶어 하는 근본적 욕구,
바로 울타리 안에서의 보금자리 공동체에 대한 욕구입니다.
 
심지어는 규칙도, 일과표도, 모든 수행들도
하나의 울타리일 수 있습니다.
 
울타리를 잘 지키는 수행에 항구할 때
비로소 자유요 풍요로운 선물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이 울타리가 무너질 때 혼란과 무질서요 선물인생도 실종입니다.

그러나 여기 요셉수도원을 감싸고 있는 불암산 울타리가
하느님 울타리를 상징하듯
이 모든 울타리들이 가리키는바 궁극의 울타리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 사랑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한 포도밭 공동체에 온전한 자유요 풍요로운 선물인생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안팎의 울타리들은 튼튼합니까?


울타리만 좋으면 뭣합니까?

울타리 안의 삶의 포도나무들이 좋아야 합니다.
좋은 삶의 포도나무를 가꾸는데 왕도는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 항구히, 규칙적으로
기도와 노동, 말씀 공부에 충실하며 영육을 돌보고 가꾸어야 합니다.
 
비단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에게만 국한된 수행이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에 해당되는 보편적 삶이
기도와 노동, 성경공부의 수행입니다.
 
이래야 선물인생 탕진하지 않습니다.
 
고맙게도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그 비결을 가르쳐주십니다.
 
말씀이 좋아 대부분 인용합니다.

“형제 여러분,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 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예수님 안에서 지켜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평화가 우리의 무질서한 욕망들을 정화하여 고요하게 하고
우리의 모든 수행들을 열매 맺게 합니다.
 
또 곧 이은 사도의 간곡한 충고입니다.

“형제여러분,
  참된 것과 고귀한 것과 의로운 것과 정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은 무엇이든지,
  또 덕이 되는 것과 칭송받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마음에 간직하십시오.”

이래야 풍요로운 선물인생입니다.
고귀하고 품위 있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삶입니다.
 
이런 삶을 살라고 부르심을 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무엇보다 찬미와 감사의 생활을,
하느님만을 찾는 참되고 고귀한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부단히 우리를 하느님을 향해 업그레이드 시키는 삶입니다.
 
반대로 본능적 육적 욕망은 우리를 부단히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하여 우리 삶을 영적전쟁이요 자기와의 싸움이라 일컫는 것입니다.

수도원의 튼튼한 울타리 안 배 밭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수사님들의 땀과 기도의 결정체인 배 열매들,
그대로 은총의 복 덩어리 믿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주목할 것은 배 꼭지입니다.
 
이 작은 배 꼭지가
이렇게 큰 배를 달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랍습니까?
 
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
이 큰 배 열매를 배나무에 달고 있는 배 꼭지입니다.
 
늘 하느님께 믿음의 꼭지로 연결되어 있어야
풍요로운 선물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의 생명과 성체의 사랑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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