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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물로 씻은 발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8 조회수539 추천수8 반대(0) 신고

 

 

 

 

 

복음 : 루카 7,36-50

 

 

예수님은 아까부터 당신의 뒤쪽 발치에서

숨어 우는 여인을 보셨다.

 

눈물 방울이 한없이 굴러 떨어져

예수님의 발을 흥건히 적신 것을 알자,

여인은 허둥지둥 엎드려 머리카락으로 눈물 자국을 닦는다.

 

여인은 예수님이 자신의 행동을 허락하고 있음을 느끼며

가지고 다니던 향유를 꺼내 발에 부어 닦는다.

그래도 될 것같은 안심이 들었다. 

아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고을에서 소문난 죄인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여인.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자신을 가만히 받아주시는 분이 고마워,

모두가 꺼리는 죄인의 손길을 말없이 받아주시는 분이 고마워

향유를 발라 깨끗이 닦은 발 위에 

자꾸만 눈물이 떨어진다.

 

닦은 발을 닦고 또 닦고...

여인은 발치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사람들의 수근거림은 아예 아랑곳 없고,

자신이 더럽히고 있는 예수님의 발만이 걱정이다.

 

 

 

 

예수님은 여인의 마음에 함께 하신다.

여인의 말 못하는 고통을 함께 느끼신다.

고통에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연민( com+passion)이다.

 

지극한 연민으로 여인을 내려다 보시며

주위 사람들에게 여인을 변호해주시는 주님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그분은 알아들으신다.

 

바로 우리 곁에서.

우리의 탄식과 신음과 한숨,

그리고 눈물 한 방울의 의미를 알아듣고

그 마음에 당신의 마음을 함께 해주시는 분.

 

그분의 마음은 우리의 눈물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인다.

가슴 속에 고인 한 방울의 눈물도 헛되이 흘리지 않으신다.

 

사랑의 마음이 있기에 고통에 함께 할 수 있다.

사랑의 마음이 있기에 슬픔을 대신 느낀다.

 

예수님은 여인의 행동을 사랑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랑이 사랑을 알아보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여인처럼, 최후의 만찬 식탁에서 당신도

가슴 속을 흥건히 적신 눈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샘솟듯 흐르는 피와 물로

당신을 못 박은 죄인들, 아니 모든 인류의 죄를 씻기셨다.

 

사랑만이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부르고

자기를 버리는 사랑만이 용서를 낳을 수 있다.

 

 

 

그 사랑에 감동한 이방인이 중얼거렸다.

"이 분이야말로 '사랑, 자체이시구나.'"

"이 분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들이로구나.'"

 

여인처럼 이방인도 그분의 발치에 가까이 서서

그분의 고통, 그분의 눈물에 마음을 함께 했다.

 

아무도 몰라본 그분의 정체를 알아본 이방인.

사랑이 사랑을 알아보는 법이다.

 

 

 


 

♬ 눈물로 씻은 발 /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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