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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생은 미완성 교향곡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8 조회수645 추천수2 반대(0) 신고
독설(毒舌)과 예외 안에도 서로 상충되는 뜻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패배 안에도 승리가 있고, 굴욕 안에도 영광이 있고, 혼돈 안에도 항상 명쾌함이 있고, 바보가 하는 말 중에도 진리가 있고, 눈물 속에도 위안이 있고, 모든 죽음에도 새롭고 더 심오한 생명이 있다.
 
 최근에 종신(終身) 서원(誓願)한 젊은 한 수녀에 대하여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는 두 가지를 말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있는데도 서원을 한 그 수녀님의 용기와 안목을 높이 사며, 그러한 맹세를 하는 것이 얼마나 순결하고 아름다운지 모른다고 말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보이면서도 또 그 서원을 목격한 모든 사람들이 동상이몽을 하면서도 그들이 선언한 진리를 새롭게 깨닫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 말을 한 뒤에 그들은 못마땅해 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맹세에 거부 반응을 보여요? 진짜로요? 그때 어렴풋하게 느꼈지만 무어라 표현할 수는 없었던 것이 여태까지 찜찜하게 남아 있었는데 이제 속 시원하게 그것을 밝히게 됨에 따라 그 날의 비평에 대하여 오히려 감사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토마스 머튼이 독신(獨身)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한 사람에게 한 답변의 도움을 받아, 불충분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겠지만(repellent)닭살을 돋게 하겠지만 이를 해명하고자 한다. 나는 맹세, 독신 중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맹세 안에는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있고, 미쳐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주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맹세를 하게 되면 빈곤하게 살아야 하며 순종하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신 생활은 그 자체가 불합리하며, 순결하게 혼자 사는 삶이다. 그렇다. 아내 없이 살고, 남편 없이 사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러나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하느님의 말씀은 모든 사람에게 영원히 해당되는 진리를 말씀하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독신으로 살아서, 불완전하게, 하나 되지 못하고, 불만족스럽게, 혼자 사는 것을 저주하신다. 이는 결코 대인관계가 좋거나 나쁜 노처녀나 노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이성간에 성관계를 가지면서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과, 동성애를 하면서 친구관계로 있는 사람들과 동성애 지원단체는 독신의 고통과 부당성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 성관계를 갖는 것만이 성(性)이 아니며 독신으로 지낸다고 해서 사랑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진리도 있고 지혜도 있지만 너무나 순진한 논리이다. 친구와 동성애 지원단체는 아주 중요하며 길게 보면 성보다도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이 독신의 감정적인 십자가를 어루만져 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이성간에 결혼하지 않고 친구로 지내어도 또 아무리 좋은 지원단체가 있어도 결코 하나를 이룰 수 없으며, 만족할 수도 없게 되며 이른바 창세기 말씀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 남자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이유이다.
 
 이 때문에 결혼한 남자와 여자는 성관계를 가지면서 하나가 되지만,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맺고 있는 이성간의 친구관계나 공동체가 아무리 돈독하더라도 결코 하나를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혼외 정사를 하는 관계는 외롭게 마련이며 창조주의 저주를 받게 된다. 결혼한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부 사이에도 외로움이 존재하며 아주 금슬이 좋은 부부 사이에도 외로움이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금슬이 좋은 부부는 이렇게 외로운 순간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 순간은 잠시이며, 비록 외로움을 느끼고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때가 있을지라도 두 사람은 이 불합리한 모순에서 서로를 구원하라는 소명을 받았다. 그래서 창세기의 말씀은 결혼한 사람에게도 꼭 같이 적용이 되는 것이다. 이 글이 피 학대 음란증(masochistic)을 말하는 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이해하게 되면 하느님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성령강림 속에 살려고 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생각이나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결혼한 사람들이 거짓 만족하는 낭만처럼 독신조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종교를 빙자한 경건한 거짓말이 되게 된다. 독신생활과 결혼 생활에서의 거짓말과 거짓 낭만 때문에 실제의 고통, 실제의 비극, 실제의 의미와 고결함을 모르게 되기 때문이다. 즉 인생 교향곡은 미완성으로 끝난다는 것을 숨기려하기 때문이다. 항상 저주 받게 되는 외로움은 있게 마련이다. 성에 만족하지 못하여 고통스러워 하며, 서로 분리되어 있고, 때로는 항상 외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리석음을 인정해야만 비로소 불만족이 더 많은 이웃을 사랑하려는 목마름으로 바뀌게 되며, 자기연민은 희망으로, 혼돈은 명확하게, 어리석음은 아름다움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해하지 못하던 것들이 평화의 중심이 되면서 결국 모든 것이 의미 있게 되고 결혼과 독신이 모두 가능하게 되며 아름답게 된다.
(롤하이저 신부님의 묵상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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