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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 2013.2.26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26 조회수466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2.26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이사1,10.16-20 마태23,1-12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이번 사순특강 제목이자

제 두 번 째 출간됐던 책 제목이고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책 제목을 보고 수도원에 피정 오는 이들이 우선 집어 읽는 책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끊임없이 묻고 길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누구나 구도자입니다.


언젠가 개신교 목사님의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납니다.

 


“신부님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질문에 다음처럼 즉각 대답했고 내심 만족했습니다.

 


“잘 살다가 잘 죽는 것입니다.”

 


답은 간단하지만 실은 이보다 더 중요하고 힘든 것은 없습니다.

잘 살기도 힘들지만 잘 죽기는 너무 힘듭니다.

하여 저희 수도자들은 끝기도를 마치며 다음 강복 후 잠자리에 듭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잘, 자유롭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 수사님들의 공통적인 바람 역시, 역시 딱 두 가지로 집약되었습니다.

‘잘 살고 싶다’ ‘자유롭고 싶다’입니다.

세상에 잘 못살고 싶은 사람은, 자유롭지 않고 싶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잘 살고 싶고 자유롭고 싶어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더불어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저 혼자 똑똑해도 더불어 살 줄 모르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교육은 물론 공동생활의 두 목표는

바로 제 앞가림하는 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을

주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 가르쳐 주십니다.


잘, 자유롭게, 또 제 앞가림 잘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입니다.

 

자기 환상, 자기 착각에서 벗어나 바로 참 나를 사는 것입니다.


자기를 알아 참 나를 사는 자가 진정 겸손하고 지혜로운 자입니다.

자기 환상 속에 살기에 허영이요 교만입니다.

자기를 몰라 허영과 교만의 삶, 껍데기의 삶입니다.

결과는 공허요 환멸입니다.


바로 오늘 예수님의 지탄을 받고 있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러합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자기 환상 속에 실속 없는 외적 삶을 사는 이들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알맹이의 본질적인 삶이 아니라 참 나를 잃은 껍데기의 부수적인 삶입니다.

내적 충만의 기쁨이나 행복은 결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허영을 버리고 진실하게,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런 이들이 참 나를 사는 이들이요 저절로 잘, 자유롭게 삽니다.

제 앞가림은 물론 더불어 삶도 잘 꾸려갑니다.

누구나 알아보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인품이 진실과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읽은 좋은 구절도 생각납니다.

 

“오늘 날 문제는 교만(pride)이 아니라,

  자기존중의 결핍(lack of self-esteem)이다.

  이건 바로 신뢰의 결핍이다.”

 


공감합니다.

교만보다 더 해로운 것이 자존감 부족이요 열등감입니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고는 참 나의 실현은 불가능합니다.


교만이나 자기존중의 결핍(열등감)의 뿌리는 같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참 나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 교만이요 자기존중의 결핍입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말 그대로 중심에 모실 때

온갖 환상의 우상들은 햇볕 앞에 사라지는 안개처럼 다 사라집니다.

자존감도 회복합니다.


진정 참 나의 자유를 사는 길은 이 길 하나뿐입니다.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분뿐이시다.”

 


우리 삶의 중심에

아버지인 하느님을, 스승님이자 선생님인 그리스도를 모실 때

모든 환상의 우상들에서 해방되어

진실하고 겸손한, 자존감을 회복한 참 나의 자유인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만이 헛것들로 밝혀지는 우상들의 정체입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입니다.


진정 아버지를, 그리스도를 모신 이들은 거짓 환상에서 벗어나

이사야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실천합니다.

 


“너희 자신을 깨끗이 씻어라.

  악한 행실들을 치워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이런 구체적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검증되는 참 나의 실체입니다.


진정 진실하고 겸손한 용기 있는 이들만이

정의와 사랑의 실천으로 하느님의 일에 동참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환상에서 벗어나 진실하고 겸손한 참 나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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